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그렉 샬러의 기고글인 ‘아르메니아: 여전히 수호자를 필요로 하는 최초의 기독교 국가’(Armenia: The first Christian nation still in need of defenders)를 최근 게재했다.
그렉 샬러는 콜로라도 크리스천 대학교(Colorado Christian University)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센테니얼 연구소(Centennial Institute)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CCU뿐만 아니라 빌라노바 대학교(Villanova University)와 세인트 조셉 대학교(St. Joseph’s University)에서도 정치학을 가르쳤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2023년 여름, 필자는 세이브 아르메니아 유대-기독교 연합(Save Armenia Judeo-Christian Alliance)의 후원을 받아 아르메니아를 탐방하는 스터디 투어에 참여할 특권을 누렸다.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놀라운 회복력을 지닌 나라였고, 수 세기에 걸친 적대적인 이웃 국가들의 압박 속에서도 신앙과 전통을 굳건히 지켜온 민족이었다.
아르메니아는 지도 위의 또 하나의 나라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영적 이정표이자 신앙의 상징이다. 그리고 지금 이 역사적 순간, 아르메니아는 전 세계 기독교 공동체의 연대와 지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아르메니아의 가장 큰 자랑은 단 하나로 요약된다. 세계 최초의 공식 기독교 국가라는 사실이다. 서기 301년, 티리다테스 3세(Tiridates III) 왕과 성 그레고리 일루미네이터(St. Gregory the Illuminator)의 증언 아래, 아르메니아는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했다. 이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밀라노 칙령으로 로마 제국에서 기독교가 공인되기 12년 전의 일이었다. 그렇게 아르메니아 고원은 십자가가 단순히 개인의 신앙 고백이 아닌, 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땅이 되었다.
그러나 그 거룩한 유산이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서쪽의 터키, 남쪽의 이란, 동쪽의 아제르바이잔 등 무슬림 다수 국가들에 둘러싸인 아르메니아는 지정학적 압박의 틀 안에 갇혀 있다. 터키는 수십 년간 아르메니아와의 국경을 폐쇄해 무역을 차단했을 뿐만 아니라, 아르메니아인들에게 성경의 상징적인 장소인 아라라트 산(Mount Ararat)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마저 빼앗아왔다. 동쪽의 아제르바이잔은 지속적인 압박과 위협을 가하고 있다. 2023년 아르차흐(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봉쇄해 식량을 차단하고, 주민들을 굶주림 속에 몰아넣어 수만 명이 조상 대대로 이어온 땅을 떠나도록 강요한 사건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아르메니아인들에게 아르차흐는 단순한 영토가 아니라,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온 수백 년 된 교회와 수도원이 서 있는 ‘성지’다.
아르메니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한다. 아르메니아는 단순히 동서 갈등의 희생양이 아니다. 그것은 기독교 문명의 최전선에 서 있는 방어선이다. 만약 아르메니아가 무너진다면, 세계가 최초의 기독교 국가를 지킬 의지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셈이 될 것이다. 위협은 단순한 가정이 아니다. 특히 앙카라에서는 오스만 제국 시절의 지도를 되살려, 터키에서부터 캅카스까지 이슬람 제국을 재건하고 그 과정에서 아르메니아를 지도에서 지우고 문화를 억압하며 신앙을 침묵시키려는 꿈을 꾸고 있는 자들이 있다.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은 침묵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아르메니아의 담대한 옹호자가 되어야 한다. 기도로, 목소리로, 그리고 정치적 행동으로 말이다. 각국 지도자들과 국제 사회에 아르메니아의 국경을 존중하고, 그 주권을 수호하며, 아르메니아인들이 괴롭힘과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가장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거의 2,000년에 걸쳐 믿음을 지켜온 형제자매들을 배신하는 것이다.
과거 세계가 리더십을 발휘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예컨대, 트럼프 행정부는 아르메니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제르바이잔과의 평화 협정을 추진했던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그 외교적 돌파구는 미국의 강력한 리더십이 이 지역의 공격을 억제하고 아르메니아의 불안정한 안보를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때의 노력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 중요한 발걸음이었으며 결코 포기하거나 잊어서는 안 될 시도다.
오늘날의 질문은 이것이다.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과 기독교적 유산 위에 세워진 나라들이 과연 아르메니아를 위해 일어설 것인가? 아르메니아의 생존은 아르메니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신앙에 대한 시험이다. 세계 최초의 기독교 국가의 유산이 지켜질 가치가 있다고 우리는 믿는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지워지려는 그 나라를 위해 우리는 목소리를 낼 만큼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있는가?
아르메니아에서 보낸 짧은 시간은 필자에게 그들의 용기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남겼다. 비록 인구도 적고 자원도 제한되어 있지만, 아르메니아인들은 여전히 신앙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신앙을 지켜온 아르메니아. 이제는 우리가 아르메니아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지킬 차례다. 그들의 고난 앞에 침묵한다면, 우리는 한 나라의 상실뿐 아니라 기독교 초기부터 타올라온 빛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지금 당장 목소리를 높이고, 기도하며, 행동해야 한다. 세계 최초의 기독교 국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