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앙·가족 우선, 골프는 그 다음
승리로 만족 찾지 않는다 간증도
경기장 밖에서도 기부 등 실천해
'세계 랭킹 1위'로 명실상부한 남자 골프 최강자인 미국 스코티 셰플러(Scottie Scheffler) 선수가 지난 8월 11일(이하 현지시간) 마무리된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PGA 투어 플레이오프 첫 대회인 페덱스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FedEx St. Jude Championship final round)에서 브래드 페인(Brad Payne) 목사와 함께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차전 후 PGA에서 셰플러와 17승을 함께한 '단짝' 테드 스콧(Ted Scott) 캐디가 '가족과의 일'로 집에 돌아가면서 비롯됐다.
스콧 캐디가 대회장을 떠나자, 여러 오전 조 선수들의 캐디들이 오후 조인 셰플러와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한다. 현존 최고의 선수와 호흡을 맞춰보는 것은 캐디들에게도 좋은 경험일 터.
그런데, 셰플러는 자신의 고향 텍사스주에서 목회하고 있는 브래드 페인(Brad Payne) 목사에게 급히 연락해 캐디 역을 요청했다. 9일 오후 연락을 받은 페인 목사는 그 길로 차를 몰아, 주일인 10일 새벽 2시쯤 대회장인 멤피스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셰플러 선수의 신실한 신앙이 있다. 기독교인으로 잘 알려진 그는 한 달 전인 7월 브리티시 오픈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의 가장 큰 우선순위는 신앙과 가족, 그리고 그 다음이 골프(Faith and family first, Golf third)"라고 밝힌 바 있다.
셰플러 선수는 또 "성공은 기쁨을 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마음 깊은 곳을 채우지 못한다"며 "경기 승리로 만족을 찾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감사할 뿐인 무언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브래드 페인 목사는 지난 1998년부터 비영리 기독교 단체인 College Golf Fellowship(CGF) 대표로 활동하며 대학과 PGA 투어 선수들 및 코치들의 영적 상담과 제자훈련을 이끌고 있다. 전직 대학 챔피언 골퍼 출신으로 PGA 투어 프로 캐디 경험까지 갖춘 그는, 지금도 선수들의 신앙생활을 돕는 PGA 사목(chaplain)이자 '골프장의 목회자'로 불린다.
지난해 공개된 한 다큐멘터리에서 셰플러는 페인을 '신앙적 멘토'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임시 캐디인 페인 목사와 함께한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공동 3위(15언더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셰플러는 경기 후 "페인이 잘해줬다. 그는 골프 코스에서 나를 잘 챙겨주는 아주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페인 목사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 대회에서도 셰플러의 임시 캐디로 활동했다.

▲(오른쪽부터) 셰플러 선수와 원래 캐디 테드 스콧. ⓒ인스타그램 캡처
심지어 정규 캐디인 테드 스콧 역시 신앙으로 맺어진 관계다. 둘은 성경공부 모임에서 처음 만나 '함께 하나님을 바라보며 경기하고 싶다'는 셰플러의 바람으로 한 팀이 됐다. 스콧과 셰플러는 서로의 '영적 책임자(accountability partner)'로서, 골프뿐 아니라 좋은 남편과 아버지,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위해 함께 기도하며 말씀을 나누고 있다.
셰플러와 스콧은 골프와 삶, 가정과 신앙을 함께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가정 일로 대회 중 스콧을 과감히 떠나보내거나 임시 캐디로 목회자를 구하는 데서도 이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셰플러는 경기장 밖에서는 기부와 섬김으로 신앙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의 암 투병을 계기로 설립된 Triumph Over Kid Cancer Foundation을 후원하며, 기금 기부와 차량 경매 등을 통해 어린이 암 환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 아내 메러디스(Meredith)와 비영리 단체 'Behind Every Door'에 참여해 지역사회 봉사에 힘쓰고, 동료 샘 번즈와 매년 신앙 기반 수련회(retreat)를 개최해 젊은 골프 선수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와 성경공부 모임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캐디 스콧은 셰플러에 대해 "겸손함과 치열한 경쟁심을 함께 가진 선수"라고 평가한다. 경기에서는 누구보다 승리를 갈망하지만, 사람을 대할 때는 진심 어린 배려와 섬김을 보인다는 것.
한기총 대표회장 고경환 목사는 13일 오전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감사예배에서 셰플러 선수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진정한 신앙은 행동으로 나타난다"며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