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세상에서 듣는 사람에게는 제일 재미없고, 말하는 사람에게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입니다. 그런 재미없는 이야기를 꺼내게 되어 매우 죄송하지만, 제가 군 복무할 때 정식 병과는 아니었지만 부대 내에서 군종병 역할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소대에 군종병과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군종병 역할을 하면 여러 일을 겪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타 부대원들이 전역할 때 교회에서 축복해 주는 일이었습니다. 부대 내 마지막 예배가 되니, 함께 모여 축복송도 불러주고, 민간인이 된 이후에도 신앙생활을 잘 이어가기를 격려하곤 했습니다.

부대에서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은 늘 아쉽지만, 가족과 친구의 품으로 돌아가는 예비 전역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 두 사람씩 가족의 품으로 떠나보낸 지 2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 결국 저도 배웅을 받으며 사회의 품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보내는 자의 아쉬움만 경험하다가, 직접 가족에게 돌아가는 입장이 되니 만감이 교차했습니다.이제 나도 배웅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와 가정으로 돌아가는 전역자가 되었구나 하는 감회가 밀려왔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중에도 팬데믹 이후 많이 천국으로 배웅해드렸습니다. 떠나보내는 이의 마음은 언제나 아쉽고 허전합니다. 특히 유가족의 마음은 단순한 허전함이 아니라, 깊고 날 선 고통일 것입니다.

하지만 천국의 배웅자로서, 사랑하는 이들이 천국 백성으로 서게 되었음을 생각할 때, 마음 깊은 곳에서 감동이 밀려옵니다. 만약 그들을 천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배웅해야 했다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겠습니까. 그러나 성도를 천국으로 배웅하는 일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배웅하는 저 역시 언젠가는 천국문 앞에 서게 될 날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감개무량해집니다.저도 그때 우리 장로님, 권사님들처럼 기쁨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리라 다짐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허락하신 시간과 날수를 소중히 여기며, 주신 사명을 성실히 감당하겠노라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습니다.

태어나면 출생 감사예배, 세례, 결혼, 그리고 천국 환송까지... 교회는 성도를 낳고 품어 천국으로 인도하는 어머니의 품과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주신 은혜에 다시 한번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