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사람을 믿나?" 오징어 게임 세 번째 시즌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주인공 성기훈은 극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사람을 믿어 보려 했고 사람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배신과 이기심이 일상이 된 사람들 사이에서 왕따 되고 손해를 보지만 그에 동조하지 않고 자기 몸을 던져서라도 인간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증명하려한 그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과 울림을 준다.
그런데 진정으로 끝까지 사람을 믿으시는 분이 있다. 바로 예수님이시다. 성경은 이렇게 증언한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는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요 13:1).
예수님의 사랑은 조건부가 아니다. 베드로가 세 번 부인할 것을 아시면서도, 가룟 유다가 배신할 것을 아시면서도, 제자들이 모두 도망갈 것을 아시면서도 그분은 끝까지 사랑하셨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자신을 희생하시기 전 연약한 그들에게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 20:21)고 하시며 당신의 원대한 선교적 사명을 맡겨주셨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신뢰와 믿음이요, 궁극적인 사랑이다. 오늘 우리도 그 사랑의 대상이다. 주님께 사명을 받은 자들은 화려하고 편안한 교회생활을 추구하지 않는다.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져도 비신자들을 향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어 준다. 예수님께서 먼저 본을 보이셨기 때문이고, 그 길이 세상의 눈에는 어리석게 보이지만 인류를 살리는 참되고 바른 길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곳곳에서 자기 몸, 즉 시간과 자원을 기꺼이 던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 차례, 아니 내 차례다. 편안한 교회생활이 아닌 불편한 사명자의 삶을 선택할 때 진정한 자유를 경험할 수 있다. 하늘의 상을 기대할 수 있다. 사람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면 사명을 포기하게 된다. "나는, 예수님 처럼, 아직도 사람을 믿는가? 아니 사랑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