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입시에 매달리다 자유로운 캠퍼스를 거닐며 느꼈던 설렘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곳은 새로운 건물, 친구들, 교수님들, 모든 것이 낯설고도 기대되는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수업을 접하는 경우도 있지만, 당시엔 대학은 오직 입학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만큼 적응에도 시간이 필요했지만, 새로운 배움은 늘 기쁨을 주었습니다.

저희 교단에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복음대학이라는 신학교가 있습니다. 1990년대 고신의 걸출한 신학자 이근삼 박사와 목회 후보생들이 LA 지역에 세운 학교인데, 저도 1996년 미국 방문 중 직접 가본 적이 있습니다. 작은 교실에서 열정적으로 공부하던 이들이 지금은 목회를 하거나 은퇴해 계십니다.

이제 제가 이사로 이사회에, 졸업식에 참여하면서 그때의 동료들과 동역자가 되어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현실에 감사가 큽니다. 새로운 세대 신학생들이 각지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신학교는 단지 지식을 쌓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거룩한 준비의 자리입니다. 목회자 한 사람을 세우기까지는 수많은 기도와 눈물이 필요함을 다시 느낍니다. 

저도 교회 부임 전 목회학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가 팬데믹과 사역으로 인해 중단했다가, 오랜 기도 끝에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가족과 교회를 병행하며 공부하는 건 쉽지 않지만, 교회의 유익을 위해 다시 한 걸음 내딛습니다.

앞으로 5년간 매년 여름 2주간 필라델피아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나머지 기간은 과제와 논문 준비로 채워갑니다. 이번 여름부터 수업이 시작되며, 가족과의 시간을 조율해야 하는 미안함도 있지만 이해해주는 아내와 응원해주는 자녀들, 배려해주신 당회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성도님들의 기도도 부탁드립니다.

최근 수업 준비로 책을 읽으며, 과거엔 개념 중심으로 다가왔던 진리가 이제는 사람들의 삶 속에 어떻게 스며들 수 있을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담임목사의 배움의 여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더 풍성한 말씀의 양식을 허락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모든 설교와 목양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만이 더욱 드러나기를 소망합니다. 앞으로도 주님의 손을 붙잡고 함께 걸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