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와 성소수자(LGBT) 이념을 강력히 반대한 후보가 폴란드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는 낙태법을 자유화하겠다고 공약하고 동성혼을 지지한다고 밝힌 상대 후보를 물리쳤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의 비공식 결과에 따르면, 카롤 나브로츠키(Karol Nawrocki) 후보가 최근 폴란드 대선에서 승리했다. 50.89%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상대 후보였던 라팔 트샤스코브스키는 49.11%를 득표했다. 이는 유럽 보수층의 승리로 여겨진다고 CP는 전했다. 

나브로츠키(42) 후보와 트샤스코브스키(53) 후보는 11명의 다른 후보가 참여한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지 2주 후 2차 투표에서 맞붙었다. 

나브로츠키 후보는 보수 성향인 '법과 정의당'(Law & Justice Party)의 지지를 받아 출마했고,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진보 성향인 시민 플랫폼(Civic Platform)의 후보였다. 나브로츠키 후보는 낙태와 성소수자(LGBT) 이념에 대한 반대를 선거 운동의 핵심으로 삼았다. 

지난 1월 한 행사에서 그는 책 '젠더 퀴어'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종이 분쇄기에 넣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나브로츠키 후보는 1월 현지언론인 폴샛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작부터 자연사까지 생명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기독교인이자 가톨릭 신자"라고 강조했다. 

나브로츠키 후보는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이의 낙태를 허용하는 소위 '낙태 타협안'을 복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미래의 대통령으로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낙태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바르샤바 시장인 트샤스코브스키 후보는 "낙태법의 자유화와 시험관 아기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보수 옹호 단체인 오르도 유리스는 트샤스코브스키 후보가 다운증후군 태아의 낙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상대 후보를 '중세적인 낙태법'을 지지한다고 비난했다고 밝혔다. 

동성 커플의 시민 동반자 관계 문제에 대해, 나브로츠키 후보는 이를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듯이 결혼은 남성과 여성 간 결혼"이라며 "폴란드에는 두 가지 성별이 있다"고 밝혔다. 

트샤스코브스키 후보는 성소수자(LGBT) 옹호에 호의적이다. 오르도 이우리스는 "트샤스코브스키 후보가 동성 커플이 결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최초의 바르샤바 시장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표명한 내용을 강조했다. 

현재 폴란드는 법과 정의당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통치하고 있지만, 시민 연합(Civic Coalition)의 도날드 투스크가 2023년부터 총리를 맡고 있다. 

투스크 총리는 지난해 여름에 X에 게시한 글을 통해 "우리는 낙태 비범죄화에 투표할 것"이라며 "비록 모든 사람을 설득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정부 프로젝트로서 시민 동반자 관계 비범죄화에 투표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진보적 정치적 우선순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대선 이후, 투스크 총리는 정부에 대한 신임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폴란드 의회를 이끄는 좌파 정당 연합은 대선 결과에서 그들이 선호하는 후보가 거부된 것을 고려하여 투스크가 총리로 남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