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에 올려진 동영상중 “랜디 파우슈의 마지막 강의(The last lecture of Randy Pausch)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있는데 뉴욕타임즈나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미국의 언론들과 오프라 윈프리쇼나 20/20등 유명 시사 평론 프로그램에서 격찬을 아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략 500만명이 넘는 이들이 시청을 한 동영상입니다. 이 동영상의 내용은 펜실바니아주 피츠버그에 소재한 카네기 멜론 대학교 (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컴퓨터학과 교수이며 그 학교 ETC(Entertainment Technology Center)의 창립자로서 자기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학자인 랜디 파우슈 박사 (Dr. Randy Pausch)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부터 지난 20년간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구에 정념해온 인기있는 교수이며 연구 업적이 탁월한 학자이고, 47세라는 자신의 나이에 비해 훨씬 젊게 보이는 외모와 투병중에도 팔굽혀피기를 할만큼 대단히 건강한 체력의 소유자이며 게다가 넘치는 유머로 자신의 삶을 매우 긍정적으로 살아갈 뿐만 가르치는 학생들과 주변 사람들을 항상 즐겁게 해주고, 사랑하는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 아주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야말로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중년의 교수로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삶의 여건들을 모두 다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작년(2006년) 여름 갑자기 몸에 이상하게 황달 증세가 나타나서 검사한 결과, 췌장암이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게 됩니다. 췌장암은 암중에서도 치사율이 가장 높은 암으로서 암을 발견하여도 15%정도의 환자만이 수술을 할 수 있고, 수술을 해도 그중에 4%만이 5년 정도를 살 수 있고 대부분은 6-8개월 정도 밖에 살지 못하는 현재로서는 거의 치료 방법이 없는 불치의 병입니다.

파우슈 박사는 지난 1년여 동안 수술과 암 치료를 계속해 오다가 이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마지막 시간을 사랑하는 아내와 세 자녀들과 함께 더 가까이 지내기 위해 교수직을 사임하고 버지니아주로 이주했는데 지난 9월 18일, 자신이 10년동안 재직해온 카네기멜론 대학교에서 교수로서의 마지막 강의를 했는데, 그 강의를 촬영한 동영상이 대학교 인터넷에 올려진후 그의 강의는 여러 언론들이 다투어 보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청을 하게 되었는데 그 동영상을 본 이들 모두 그의 강의를 통해 삶에 대한 진한 감동과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는 약 1시간 남짓 동안 자신이 살아온 47년간의 삶을 밝고 유머스런 표현으로, 그러나 열성을 다해 강의를 하였습니다. 자기가 어렸을 적에 가졌던 꿈들이 살아오면서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그 꿈이 이루어지기 위하여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와 함께 자기가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들이 가진 꿈을 이루기 위하여 어떻게 도왔는지를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가면서 강의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아직은 한창인 젊은 나이에 삶을 마쳐야 하는 이에 대한 애절함과 함께 자신의 삶을 너무나 밝고 분명하게 말하는 그이가 부러웠습니다. 만약 내게 저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뭐라고 말할까를 생각하니 그의 당당함이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그는 우리가 살면서 부딪치는 삶의 장벽들에 대해서 말하면서, “장벽이 있는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도록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나쁜 것을 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있고, 또한 정말로 간절히 미치도록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 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차근차근 그러나 열정을 다해 말하는 그의 모습에는 오랜 구도의 길을 걸어온 거룩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는 어렸을 적에 가졌던 꿈들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말하면서 자기는 어렸을 적에 NFL에서 활약하는 풋볼 선수가 되고 싶어 했는데, 물론 여러 가지 형편으로 자기가 원했던 유명한 풋볼선수는 되지못했지만 그러나 풋볼을 통해서 “원칙을 지키며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원칙에 따라 자신을 훈련시키는 것이 살면서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고 하면서, “사람이 살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직접 얻는 것보다 간접적으로 얻는 것이 오히려 더 삶에는 귀할때가 많다"고 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정한 코스를 최선을 다해 완주하고 결승점에 도달한 경주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죽어가는 이의 마지막 강의”라는 말에서 떠올릴 수 있는 비장함이나 애절함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시종 밝고 즐겁게 그리고 분명하게 말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날 그 강의실에 있던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도 웃으면서 눈물을 흘렸던 것은 자신의 세 아이들을 위한 아버지의 세심한 배려와 끈끈한 사랑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