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제 유지의 주요 위협으로 자리 잡고 있는 청년들의 '사상적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육체 노동을 강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김정은은 북한 청년들을 통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전했다.
WSJ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은 사회주의적 낙원'이라는 사상을 바탕으로 절대적인 권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할리우드 영화와 K팝 앨범 등 외국 미디어의 유입이 내부 결속을 약화시킬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이유로 김 위원장은 반(反)체제 콘텐츠를 소지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를 극형에 처하며, 미니스커트와 같은 한국 패션이나 '남친' 같은 한국식 표현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청년들의 '사상적 이탈'을 막기 위해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라는 준군사조직을 조직해 활용하고 있다. 이 조직은 주요 건설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기 위해 동원되었으며, 지난해 여름 홍수로 피해를 입은 서부 국경 지역 재건 작업에 투입되었다. 이 작업을 통해 약 1만5000채의 주택과 학교, 병원이 건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김 위원장이 이를 통해 청년들에게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단체에 동원된 청년들이 대부분 강제로 모집되며, 가혹한 노동 환경에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탈북자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위험한 작업을 강요받고 있다. 약 2년 전, 북한 매체는 한 18세 소녀가 응급 수술 후에도 온실 건설 작업을 계속하다 사망한 사건을 "영웅적 희생"으로 포장해 보도한 바 있다.
2011년 탈북한 조충희 씨는 17세 시절 청년돌격대에 강제로 동원되었던 경험을 회상하며 "새벽부터 자정까지 이어지는 노동에 열흘 이상의 휴식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WSJ는 "김정은에게 북한의 젊은 세대를 정권의 충직한 지지자로 유지하는 것은 장기적인 과제"라고 분석하며, 청년층의 사상적 세뇌가 정권 유지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선전 활동이 실패할 경우 내부 불안정과 비판적인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수 북한연구소 소장은 "청년 돌격대의 목적은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 체제에 대한 충성을 증명하고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지속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정권은 외부 사상의 침투를 차단하고 정권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청년 돌격대를 비롯한 다양한 수단으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제 동원 방식이 지속될 경우, 국내 반발과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