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4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혼자 사는 65세 이상 고령층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565만5000가구에 달했으며, 이 중 37.8%인 213만8000가구가 혼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고령자 가구 10가구 중 4가구가 독거노인 가구라는 의미다.
고령자 가구의 증가 추세와 함께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의 비중도 2015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의 성별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여성이 남성의 2.2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70대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65~69세와 80세 이상에서 그 비중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거주 형태를 살펴보면, 지난해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의 46.2%는 단독주택에, 41.3%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 거주 비중은 남성(52.4%)이 여성(43.5%)보다 높았고, 아파트 거주 비중은 여성(44.0%)이 남성(35.1%)보다 높았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단독주택 거주 비중이 높아졌으며,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의 단독주택 거주 비중이 전체 고령자 가구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경제활동 측면에서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기준 혼자 사는 고령자 중 취업자는 66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만1000여명 증가했다. 취업 비중은 32.8%로 2.2%포인트 상승했다. 성별 취업 비중은 남성(36.9%)이 여성(31.0%)보다 5.9%포인트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6569세가 47.0%, 7074세가 38.2%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낮아졌다. 그러나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 비중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생활비 마련 방식을 보면, 혼자 사는 고령자의 49.4%가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부 및 사회단체 등의 지원이 33.2%, 자녀 또는 친척의 지원이 17.5% 순이었다.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중은 남성(58.6%)이 여성(46.0%)보다 높았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비중은 낮아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혼자 사는 고령자 중 정부 및 사회단체의 지원 등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중(33.2%)이 전체 고령자(15.4%)에 비해 2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2022년 기준 혼자 사는 고령자의 연금 수급률은 94.1%였으며, 월평균 연금 수급 금액은 전년 대비 4만1000원 증가한 58만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소득 만족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득이 있는 혼자 사는 고령자 중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는 비중은 20.7%에 그쳤고, 만족하지 않는 비중은 47.8%에 달했다.
건강과 사회적 관계 측면에서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혼자 사는 고령자 중 34.8%는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고, 71.0%는 큰돈을 빌릴 사람이 없으며, 32.6%는 대화 상대가 없다고 응답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사 도움, 자금 차입, 대화 상대가 모두 없는 비중이 18.7%에 달한다는 점이다.
사회적 교류 면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혼자 사는 고령자 중 26.6%는 가족 또는 친척과 교류하는 사람이 없고, 35.9%는 가족 또는 친척이 아닌 사람과의 교류가 없었다. 교류하는 사람이 전혀 없는 비중도 19.5%에 달했다. 특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과 교류하는 사람이 모두 없는 비중이 8.5%로 나타나, 사회적 고립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건강 상태에 대한 인식도 전체 고령자에 비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혼자 사는 고령자 중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1.7%로, 2년 전보다는 4.5%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체 고령자의 33.3%가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반면, 혼자 사는 고령자는 44.0%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전체 고령자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혼자 사는 고령자 중 31.8%만이 전반적인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연도별 스트레스 인식 정도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노후 준비 측면에서는 혼자 사는 고령자 중 44.2%가 노후 준비를 하고 있거나 이미 준비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준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이 50.0%로 가장 많았고, 예금·적금·저축성 보험이 20.4%, 부동산 운용이 11.4% 순이었다. 또한 혼자 사는 고령자들은 국민의 노후를 위한 사회의 역할로 의료·요양보호 서비스(41.9%)와 노후 소득지원(37.9%)을 주로 꼽았다.
사회복지시설 한 관계자는 이번 통계 결과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독거노인의 증가와 함께 그들이 직면한 다양한 과제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경제적 자립도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건강 관리와 사회적 고립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향후 정부와 사회는 독거노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동시에, 건강 관리와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