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연합감리교회(담임 이창민 목사, 7400 Osage Ave. LA,CA 90045)가 창립 120주년을 맞아 김기석 목사를 초청해 <진리의 오름길에 오른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7월 13일(토)부터 14일(주일)까지 양일에 걸쳐 말씀집회를 열었다.
그는 젊었을 때 로마서 1~8장이 마음에 와 닿았지만, 중년에 이르러서 로마서 후반부가 더 마음에 와닿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바울은 로마서 8장 이후 후반부에서 삶으로 드리는 예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예배 핵심은 어디 있냐면, 너희 강한 자가 약한 자들의 약점을 담당해야 한다. 이것이 바울 사도 윤리의 기본적 핵심이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 나를 박해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용서하고 그들을 나의 삶속에 부등켜 안는 것이 흘러넘침의 윤리이다.”
로마서 16장에 바울이 수 많은 신앙의 동역자들을 언급하고 있다며, 신앙은 홀로 자립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동역을 통해 가능한 것임을 강조했다.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정현종 시인이 <비스듬히>라고 하는 씨을 쓰셨는데 세상 모든 것들이 서로 비스듬하게 기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가 나를 필요로 할 때 그의 곁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내 곁에 있어 줄 사람이 없다고 한다면 나는 설 수 없는게 인간의 존재이다. 우리는 나무가 땅에다가 뿌리를 내리고 위로 솟아 올라간다고 생각하는데 이 시인의 상상력은 ‘나무가 위로 올라가면서 있을 수 있는 것은 공기를 기대고 서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나하고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 행복하면 맑은 하늘과 같이 상쾌한 사람이면 나 또한 저절로 마음이 맑아진다. 내가 기대고 있는 사람이 흐리고 슬픔에 젖어 있으면 내 마음도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잘 산다고 하는 것은, 내게 기대오는 사람에게 맑음을 전해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것은 바로 그런 것. 누군가에게 기댈 언덕이 되어 주는 것이고 설 땅이 되어 주는 것이고 그뿐만 아니라 그가 내게 기대 올 때 나로 말미암아 그가 맑아지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담임목회를 할 때, 밤 12시 30분에 교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밤을 새우며 누군가의 임종의 자리를 함께 지키고 새벽 5시경 집으로 돌아오곤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빈소 차리는 것을 보고 새벽 5시경에 집으로 돌아온다. 밤을 꼬박 세웠다. 저도 그때 다시금 택시를 잡아타고 오면서 제게 드는 생각이, 참 감사하다. 왜 감사하면 내가 뭐라고 인생에 가장 어려웠던 순간에 나를 떠올리고 나를 찾는는. 얼마나 고마운가. 생각해 보면, 몸은 고하지만 내가 누군가의 요구에 응답하여 그의 슬픔의 순간을 함께했다고 하는 사실이 나 스스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경험을 나눴다.
“인생의 보람이라고 하는 것은 나를 위해 뭔가를 했을 때 보람을 느끼는게 아니라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해서 거기에 응답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그는 교회 안에 봉사에 열심이지만 여전히 자아와 자기 의가 무너지지 않았을 수 있다며, “교회가 가장 아름다워질 때는 자아가 무너지고 나보다 다른 사람을 낫게 여기는 마음이 있을 때이다. 그때 교회는 든든히 서기 시작한다”며 120년의 역사를 지켜온 LA연합감리교회를 위로하고 격려했다.
"맹그로브 나무는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곳에 있기 때문에 뿌리로 염분을 흡수할 수밖에 없다. 식물은 염분이 들어가면 죽기 때문에, 맹그로브 나무는 생존을 위한 전략을 세웠다. 뿌리의 조직을 촘촘하게 만들어서 염분이 체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만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촘촘한 방어막이 해도 뚫고 들어오는 염분이 있다. 그때 맹그로브 나무는 그 염분을 물관을 통해서 특정한 나뭇잎으로 보내고, 염분을 이렇게 머금게 된 나무잎은 색이 변하기 시작하고 오렌지 빛깔을 띄게 되고 더 이상 염분을 수용할 수 없게 되면은 톡 떨어진다. 강물 위를 떠가고 있는 그 오렌지빛 그 나뭇잎은 맹그로브 나무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나뭇잎이다."
“한 사회가 건강해지는 것은, 비판하고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을 통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세상을 평화롭고 아름답게 만들지 않는다. 말없이 그 모순과 아픔과 갈등을 자기 속으로 끌어들여 스스로 정화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공동체는 건강해진다. LA 연합감리교회가 120년에 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그런 역할을 감당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 있는 아픔과 소름과 갈등 같은 것들을 자기 속으로 품어 하나 정화하는 사람들이 되기 바란다.”
LA연합감리교회는 1904년 3월 11일 한국에 선교사로 나갔던 Florence Sherman 여사가 힐스트릿에 있는 건물을 빌려 젊은 한인 유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면서 시작되어, 이후 정동교회 출신 신흥우가 초대 목회자로 세워지면서 미 최초 한인교회의 역사를 열었다. 이후 1920~40년 민찬호 목사, 한승곤 목사, 황사용 목사, 장기형 목사를 거치며 미주 한인사회는 물론 독립을 위한 사역들을 감당했으다. 1953년, 프린스턴 신학대학에서 공부하던 최영용 목사가 파송되면서 한어 1세 중심에서 이민온 학생들로 구성원이 바뀌며 큰 변화를 맞으며 크게 성장했다.70~80년 새로운 이민 물결이 밀려올 무렵, LA연합감리교회는 LAX 국제공항 근처로 이전했고 해외선교 활동에도 더욱 박차를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