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목사 개척, 1994년 창립 후 폭발 성장
2010년 진재혁 목사 부임했지만 8년 후 사임
2019년 부임한 최성은 목사는 5년 만에 사임  

지난 2019년 지구촌교회 제3대 담임으로 부임했던 최성은 목사의 사임 소식이 지난 14일 갑작스레 전해졌다. 앞서 제2대 담임었던 진재혁 목사 역시 중도 사임했던 터라 그 충격이 배가 되는 듯한 분위기다. 지난 1994년 창립돼 올해 30주년을 맞은 지구촌교회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교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연혁에 따르면 미국에서 목회하던 이동원 목사는 1993년 한국에서의 교회 개척을 요청받았고, 그해 11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서 예배를 드리고 지구촌교회를 시작했다. 이듬해 정직 창립예배를 드렸으며, 그해 말 장년 출석 교인들이 1천여 명에 이르며 본격 성장세에 들어갔다. 

지구촌교회는 1995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로 교회를 확장 이전했다. 이 기간 장년 교인 출석은 1천 명에서 4천여 명으로 늘었다. 교회 측은 "주일학교가 크게 부흥해 인접한 4층 빌딩 전체를 교육관으로 임대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기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분당으로 옮긴 지 2년이 못 되어 주일 다섯 번의 예배로도 감당이 안 될만큼 폭발적인 성장이 계속되자 지구촌교회는 다시 수지 신봉리 언덕의 신학교 건물을 매입함으로써 또 한 번 이전했다고 한다. 1999년에 부설기관으로 목회리더십연구소를 발족했고, 2002년 1월에는 소그룹 시스템인 '목장교회'를 본격 도입했다. 

교회 측에 따르면 수지의 예배당이 다시금 포화 상태에 이르자 지구촌교회는 2003년 4월, 분당 미금에 있는 쇼핑몰 건물에 또 하나의 성전을 마련하고 비전센터로 명명했다. 수지 신봉리 성전과 분당 비전센터에 광케이블을 통한 쌍방향 송수신으로 동시예배를 드리는 "두 날개 성전시대가 도래한 것"이라고 교회 측은 설명했다. 

2010년 4월에는 '위대한 명령, 위대한 동역'이라는 슬로건으로 '부활절 지구촌 목장 공동체 대축제'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31,000여 명의 교우들이 모인 자리에서 개최했다고 한다. 

지구촌교회를 개척해 17년간 사역해 온 이동원 목사는 2010년 65세로 조기은퇴를 준비했고, 교회는 청빙위원회를 조직해 후임자를 물색했다. 이를 통해 진재혁 목사가 2010년 12월 26일 이 교회 제2대 담임으로 취임했다. 이동원 목사는 원로로 추대됐다. 

그런데 2018년 9월 16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진 목사는 지구촌교회를 사임하고 아프리카 케냐 선교사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다소 갑작스런 사임 발표에 교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진 목사는 "힘들어서 떠나는 것 아니라, 더 힘든 곳으로, 비전을 다 이루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이루고자 떠나고자 한다"고 했지만, 정년이 안 된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선교를 위해 교회를 사임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었던 터라 교회 안팎에서 그의 사임 배경을 두고 여러 설(說)이 제기됐었다. 

제3대 담임인 최성은 목사는 이듬해인 2019년 지구촌교회로 부임했다. 최 목사는 침례신학대를 졸업하고 미국 남침례신학대학원(The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신학석사(M.Div)와 박사학위(Ph.D)를 취득했다. 

수원중앙침례교회 대학부 전도사를 거쳐 2004년 10월 미국 남침례교단 소속 미국 내 선교사로 다리놓는교회(Bridge Community Church)를 개척했다. 2011년부터 지구촌교회로 부임하기 전까지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제일침례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부임 5년 만에 돌연 사임하게 됐다. 교회 측은 최 목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지구촌교회 담임목사직의 사임을 표명하셨다"며 "관련하여 다음 주에 있을 임시 사무총회에서 자세한 설명을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시 사무총회는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다. 

'설교의 대가' '복음주의 4인방' 등의 수식어를 가진 이동원 목사와 함께 국내 대표적 대형교회로 성장해온 지구촌교회는 그러나 두 명의 후임목사들이 모두 중도 사임하면서 창립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교계 한 관계자는 "어느 교회나 성장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곤 한다.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구촌교회가 과연 이번 위기를 넘어 재도약할 수 있을지 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