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를 떨구려는 듯 세찬 바람과 겨울비가 흩뿌려지는 날 마음까지 적시는 가난한자의 노래가 있다.

멕시카노 마르꼬 안또니오 쏠리스(Marco A. Solis)가 부른 ‘까사스 데 까르똔’이다. 직역하자면 ‘종이박스 집들’이란 뜻인데, ‘빈민가’ 혹은 ‘달동네’로 이해해도 무난하다.

잔잔히 흐르는 통키타의 반주에 부드럽게 흐르는 음률과는 달리 가사의 내용은 중남미 도시빈민들의 비참한 삶이 배어있다.

“Que triste se oye la lluvia en los techos de carton; que triste vive mi gente en las casas de carton,

나의 이웃이 살고 있는 종이 박스집, 종이 박스 지붕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들을 때 슬픕니다. 그곳엔 무거운 고통이 있고 내일이 상실된 곳입니다. 오늘은 어제와 같고, 또 내일은 오늘과 같이 희망이 없습니다. 빗방울이 요란을 떨고 지나가면 언제 고통이 지나가고 언제 소망이 찾아 올까요?”

플로리다 마이아미와 일일 생활권인 베네수엘라 까라까스까지는 3시간여 거리다.

카리브해와 연한 라 과이라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해발 800 m에 위치한 까라까스 수도까지 1시간여 구불구불한 산길을 숨가쁘게 올라야 한다.

길 양편 산골짜기 깊숙한 곳까지 끝도 없이 펼쳐진 란초(rancho, 빈민가)는 저기서 어떻게 사람들이 살 수 있을까 눈을 의심할지경이다. 흡사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달라붙어있는 까사스 데 까르똔엔 가난이 유린한 고통소리, 절망의 장탄식이 서려 있는 곳이다.

하비에르 알바레스(Javier Alvarez), 로스 과라구아오(LosGuaraguao)도 부른 이 노래는 생존을
위해 애간장을 태우며 미국에 스며든 라티노 불체자에겐 향수를 자극하는 노래로 불린다.

간신히 전기는 끌어들여 불은 밝혔지만, 상수도가 없는 곳, 집 주변에 넘쳐나는 생활오수, 가난 때문에 버젓이 자행되는 온갖 범죄, 그래서 마약이 물처럼 흔하고 에이즈와 살인의 두려움이 매일매일 엄습하는 곳이다.

베니또 곤잘레스(26세)는 과테말라 라비날이 고향이다. 마야 인디오인 그는 키가 작고 피부가 짙은 커피색이다.

그의 아내 알레한드라 역시 같은 인디오 출신으로 16세때 결혼하여 딸과 아들을 두었다. 가정을 이룬지 7년째 되었지만 집도 절도 없어 시부모와 옹색한 토담집에서 대식구를 이루며 살았다.

베니또가 고향을 떠나 애난데일에 도착한 것이 금년 5월이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 닥치는대로 일을 하다가 오른쪽 갈비뼈 아래가 타는듯한 통증을 느꼈다.

통증은 옆구리 주변뿐만 아니라 점차 척추까지 영향을 주어 눕지도 못한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원인모를 아픔으로 몹시 고통스러워 하는 베니또는 3개월째 일자리 없어 사촌집에 얹혀산다.

베니또는 미국에서 처음 맞이하는 겨울이 두렵기만하다. 일거리가 전혀 없는 긴 겨울도 문제지만 병원은 커녕 약하나 변변히 쓸수 없기 때문이다. 홈리스로 길거리를 배회할 절박함에, 날이갈수록 심해지는 통증을 해결할 길 없어 굿스푼을 두드린다.

온두라스가 고향인 구스따보는 컬모 거주 라티노 노동자다. 몇년전 끔찍한 사고로 왼쪽 팔을 심하게 다쳐 겨드랑이 근처를 절단한 장애인이다.

매일처럼 노동시장을 서성거리지만 몇 개월째 일자리 잡아본 기억이 없다. 지난 여름 극심한 불경기에 몸이 성한 동료들도 살아남기 어려웠는데 장애자 구스따보에겐 말로 표현할 길없는 어려움이 어둠처럼 덮혀 있다.

베니또 곤살레스와 장애인 구스따보가 한인사회에 온정을 호소한다. 저들을 따뜻하게 잡아주고 싶어 ‘텐•텐•텐’ 사랑 나눔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첫번째 텐은 한 가족이 한 달 동안 최소 10시간의 자원봉사를 하고,

두번째 텐은, 10달러를 기부하여 도시빈민선교를 지원하며,

세번째 텐은, 크리스천인 경우 10번 이상 이웃을 위해 기도해 주는 간단하지만 효과있는 방식이 특징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베품과 봉사의 의미가 더 커지는 텐.텐.텐에 정많은 한인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린다.

감사의 계절에 하나님께서 베푸신 많은 은택들을 기억하며 ‘까사스 데 까르똔’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도 돌아 보는 시간되길 소망한다.

(도시빈민선교 참여 & 재활용품기증 문의: 703-622-2559 / 256-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