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루킹스 연구소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하거나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8일 발표된 '2024년 미국 대선에 북한이 중요한 이유'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트럼프가 2019년 하노이 회담 무산 이후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밀감을 강조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트럼프가 스스로를 '딜 메이커'로 여기고 있어 미완의 북한과의 협상을 성사시키려는 강한 동기를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트럼프가 비핵화 여부와 상관없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첫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 즉 트럼프가 김정은과 '배드 딜'을 체결해 실질적 약속 없이 북한의 핵 지위를 유지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는 시각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보고서는 트럼프의 접근 방식이 동맹국들과의 공조를 희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이미 한반도 주둔 미군 병력 감축과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제안한 바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조치가 대북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한미 간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윤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이며 불신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한국 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국의 안보 우려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미 대화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미 외교를 추진하면서 한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허용하거나 한반도에 미국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 또는 한미 간 핵공유 협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러한 조치들이 윤 정부에게 외교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핵무기 도입이 역내 핵확산을 촉발해 오히려 한반도의 안보 위험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또한, 이러한 방안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조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