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갈라디아서 5:22-23)
인간들은 역사 초기부터 문명의 이기를 만들어 썼는데, 원시시대에는 돌도끼, 돌칼을 쓰다가 오늘에는 최첨단 AI(인공 지능) 시대까지 왔습니다. AI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대신해서 하고, 어떤 분야에서는 인간을 초월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한국 최초의 목사 선교사 언더우드가 1884년 미국 San Francisco에서 배를 타고 일본 요코하마까지 오는데 약 60일이 걸렸습니다. 언더우드는 그가 발행하던 <그리스도 신문>에 ‘앞으로는 하늘을 나는 배가 나온다는데 미국에서 조선까지 오는데 열흘이면 온다더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배를 타고 60일 걸려오던 미국과 조선의 거리를 열흘 만에 온다는 것은 그 시간이 1/6로 줄어드는 것으로 놀랄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은 비행기로 12시간이면 오갈 수 있지요. 필자는 한국을 오가면서 12시간을 한 두 시간으로 줄일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필자 살아생전에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네요.
요즘 세상에 가장 요긴한 문명의 이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Cell Phone입니다. 전에는 밖에 나가 누구에게 연락을 하려면 공중전화 박스를 찾아야 했는데, 요즘은 누구나 휴대전화를 갖고 있어서 얼마나 편리한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는 장점이 많은 반면 단점도 적지 않습니다. 자동차가 충돌하거나 비행기가 추락하거나 큰 여객선이 침몰하면 한 두 명이 아니고, 수 십, 혹은 수 백, 수 천 명이 한꺼번에 죽는 일도 더러 있습니다. 문명의 이기가 인간에게 주는 해악입니다.
최근(2024.6) 신문에 “인터넷이 연결되자 포르노 중독에 빠져”라는 제목의 기사가 났습니다. 남미 아마존 밀림 속에 살고 있는 마루보 족들이 인공위성을 이용한 인터넷 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개통된 후에 주민들이 음란물에 중독되었다는 뉴스입니다.
후에 이 뉴스가 가짜인 것이 판명되었지만, 모든 부족이 다 중독되지 않았다 할지라도, 젊은이들이 포르노에 빠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 할 수 있겠습니까? 깊은 밀림 속에 살고 있는 마르보족 사람들이 2개월 전, 인터넷이 개통된 뒤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소개하는 기사가 <뉴욕타임스>에 실렸습니다. 2,000여명의 마루보 족 주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웃 마을끼리 연락을 주고받거나, 애인들이 서로 문자를 주고받고, 긴급 상황을 알리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인터넷 이용으로 바깥세상과 소통하면서 부족의 고유한 문화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노인들은 10대 청소년들이 휴대전화에 달라붙어 그룹 채팅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미성년자들이 음란물을 보는 경우도 흔하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문명의 이기는 부족의 젊은 남성들을 더 공격적인 성적(性的) 행동을 하게 만들고, 온라인 사기 피해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휴대폰에 빠져 더 이상 사냥, 농사일, 낚시를 하지 않으면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을 원로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전에 2시간, 오후에 5시간, 주일에는 온종일 인터넷을 차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 폭력성과 음란성이 부족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어, 문명의 이기는 이들에게 많은 해택도 주지만, 반면 부족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갈 5:22-23) 중 절제의 열매를 맨 나중에 놓았습니다. 8가지 열매를 잘 맺어도, 마지막 절제의 열매를 맺지 못하면 다 허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신 것입니다. 절제 없는 사랑, 절제 없는 평화, 절제 없는 충성, 절제 없는 자비는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문명의 이기가 좋은 것이지만, 절제하지 않으면 인간은 그 기계의 노예가 되어 버립니다.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나 차분한 마음으로 말씀을 묵상하면서 주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게 할 수 있으신가요? 문명의 이기에서 해방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신앙생활에 큰 도움을 줍니다. 매사에 절제해야 되지만, 문명의 이기 사용에도 절제의 열매를 맺는 생활로 나아갑시다.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