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헬로우?"하고 받았는데, "안녕하세요 이민규 목사님? 저 ooo입니다." 익숙한 목소리였습니다.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우리 교회 권사님 한 분이 대한부인회 아파트에서 쓰러지셨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족 전화번호가 필요하다는데 교적부에 자녀 전화가 없어서, 일단 자녀가 집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집으로 급히 갔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운전대를 서둘러 돌려 대한부인회 아파트로 갔더니, 이미 앰불런스가 와 있었습니다. 차량 문 사이로 김 권사님이 누운 채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눈에 눈물이 흐른 자국이 선명이 보였습니다. 의식이 없었고, 소방관의 말로는 매우 위중하다고 했습니다.
제가 그분의 목사라고 말하고 제 연락처를 준 후에 저는 금요예배가 있어 다시 교회로 왔습니다. 예배 후 밤에 하버 뷰 병원을 방문했지만 여전히 의식이 없었고, 가족들은 눈물로 밤을 지샜습니다.
다음 날 가족으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소식을 들었고, 몇몇 분들과 임종 예배를 위해 다시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권사님을 앞에 두고 함께 예배를 드렸고 그곳에 함께 있던 우리 모두의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하지만, 천국의 소망이 있기에 말씀으로 위로를 나누었습니다.
권사님과 함께 기도제목을 나누고 눈물로 기도했던 순간들이 생각나니 감사하면서도 가슴이 많이 아렸습니다.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언제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지 모릅니다. 제 머리 속에 스치는 생각 한 가지..."준비되었는가?"였습니다. 하나님 앞에 설 때에 아쉬움이 없는가입니다.
그분이 주신 은혜가 너무나 큰데 나는 그 은혜에 합당한 삶을 얼마나 살았는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금방 부르실텐데 단 하루라도 하나님이 감격스럽게 기뻐하시는 마음, 생각, 행동, 언어로 그분을 위한 적이 얼마나 있었는가?
그곳에서 나의 신랑으로, 나의 아버지로, 나의 구세주로 만날텐데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왜 성경의 선지자들이 그렇게 늘 깨어있으라고 외쳤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주님 만날 날이 코앞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청지기의 삶을 성실히 살고, 거룩한 신부로 변화되는 신자의 삶이 되시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