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로마서 14: 8)
지조란 옳은 원칙과 신념을 끝까지 지켜 굽히지 않는 꿋꿋한 의지를 말합니다. 왕촉(王燭)은 주전 3세기 중국 전국시대의 제(齊:1046B.C.-221B.C.)나라 충신으로 성격이 어질고 머리가 현명한 인물로 크게 명성을 얻었습니다. 연(燕)나라 군대가 제나라를 공격해서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을 때, 연나라의 악의(樂毅)가 왕촉을 회유하려 했으나, “충신(忠臣)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이요, 열녀(烈女)는 불경이부(不更二夫)”라는 말을 하고 목메어 자결했습니다. 충신은 두 왕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남자를 섬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충신과 열녀의 지조(志操)를 이야기한 것입니다.
한국인의 지조(志操)는 고려 말기에 충성을 바친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와 조선조 초기에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簒奪:왕위를 빼앗음)했을 때, 단종을 복위 시키려던 사육신(死六臣) 중 한 사람인 매죽헌(梅竹軒) 성삼문(成三問)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이성계가 고려조
를 배신하고 조선왕조를 창업하여, 새로운 나라를 건설할 때, 고려의 충신이었던 정몽주를 회유해서 조선 건국에 참여시키려고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이 정몽주를 찾아가서 ‘하여가(何如歌)’ 시조를 읊었습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트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고 읊자, 정몽주는 저 유명한 단심가(丹心歌)를 읊어 대답했습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그의 대쪽 같은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결국 이방원은 시종을 시켜 선죽교(善竹橋)에서 쇠몽둥이로 정몽주를 쳐 죽였습니다. 지금도 비 오는 날, 개성 선죽교에 가면 정몽주의 피가 흘러내린 돌에 붉은 빛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정몽주야 말로 ‘충신불사이군’을 몸으로 실천한 충신입니다.
단종은 세종대왕의 장남인 문종과 현덕왕후 사이의 외아들로, 부왕 문종이 붕어(崩御:임금이 세상을 떠남)한 후, 조선조 6대 왕에 등극(登極:왕위에 오름)하였습니다. 그러나 권세에 욕심이 많던 세종대왕의 차남 수양대군은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조선조 7대 왕 세조로 등극하였습니다.
멀리 강원도 영월에 유배된 단종을 복위 시키려고, 성삼문, 박팽년, 이개, 하위지, 유성원, 유응부 여섯 사람이 세조를 제거하고 단종을 복위 시키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당초 이 계획에 참여했던 김질(金礩)이라는 자가 배신하여, 이 거사를 수양대군에게 밀고함으로 계획은 무산되고, 여섯 충신들은 모진 고문을 당한 후 능지처참 당했습니다.
죽음을 앞에 두고 성산문은 ‘봉래산(蓬萊山)가’라는 시조를 읊었습니다.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 제1봉에 낙낙장송 되었다가 , 백설이 만곤곤 할 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리라.” 살아서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홀로 푸른 소나무가 되어, 그 기상을 보이겠다는 생사를 초월한 늠름한 절개를 나타내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어떤 상황에서도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인 것입니다. 우리 배달겨레는 정몽주와 성산문의 대쪽 같은 절개를 이어받은 민족입니다.
기독교 역사에 나오는 무수한 순교자들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충성을 맹세하고 신앙의 절개를 지키겠다며 세례를 받습니다.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수많은 성도들이 죽음 앞에서 비굴하게 배교(背敎:믿던 종교를 버리거나 개종)하지 않고 죽음의 길로 들어서 순교했습니다.
우리는 그들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세워진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배교하면 살아남을 수도 있었던 성도들은 끝까지 진리를 위해, 기꺼이 자기의 생명을 내어 놓았습니다. 정몽주와 성삼문을 위시한 사육신들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정신으로 자기 생명을 버렸습니다. 그들은 섬기던 왕에게 생명을 받쳤습니다.
우리는 우리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 죽으신 주님을 위해 우리의 목숨을 버릴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며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 8) 사도 바울의 말씀입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f 만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