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칼럼]변화의 흐름을 알아야 합니다

변화의 흐름을 알아야 합니다. 어느날 딸아이가 들어오면서 큰 소리로 외칩니다. “아빠, 납힐(Nob Hill)이 비었어요!” 저는 무슨 소리인지 몰랐습니다. 납힐이란 우리 동네의 큰 식품점 이름입니다. 아니 지난 주말에도 내가 가서 물을 사왔는데 무슨 소리야, 비었다니 하면서 물어보았더니 텅텅 비었다는 것입니다. 볼 일이 있어서 나가다가 지나면서 보았더니 정말 그 큰 가게가 텅텅 비었습니다.

이것을 진작에 눈치챘어야 합니다. 지난 1년 전부터 우리 딸이 납힐을 가지 않고 늘 홀푸드(Whole Food)를 다녔습니다. 유기농법으로 가꾼 식품들을 파는 홀푸드라는 가게는 가격이 더 비싸서 저의 아내는 좀처럼 가지 않는데, 딸아이는 거기서만 식품을 사다 먹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댄스를 하니까 몸매와 근육 발달에 신경을 써서 유난을 떤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한달 전 부터는 저의 아내도 납힐을 잘 가지 않고 홀푸드를 갑니다. 그리고 너무 비싸다 싶으면 세이프 웨이(Safe Way)를 가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이런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것을 진작에 알아 챘어야 합니다.

이것을 곰곰히 생각해 보면, 변화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읽지 못한 기업이 자연도태된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건강을 생각하고, 최상의 서비스와 경쟁력있는 가격을 요구한느데, 구태 의연하게 그 장소에서 오래 장사를 했으니까 손님은 언제나 자신들에게 물건을 살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한 가게가 결국은 시장에서 퇴출된 것입니다.

교회에도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교회는 기업이 아니므로 일단 기업과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세상 풍조에 휘말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가 하나님의 백성들을 더 잘 섬기고, 불신자를 효과적으로 전도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어떤 방향으로 변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 지를 열심히 연구할 필요는 있습니다. 의사들이 새로운 약품과 수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은 윤리적인 책임입니다. 교회도 복음을 더 잘 전하고 성도들을 더 잘 양육하기 위해 연구하는 것은 윤리적인 책임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은 더 책임있고 성실한 교회를 사용하시고, 구태의연하고 안일한 교회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래서 변화의 흐름을 읽는 것은 기업이 아닌 교회에도 중요합니다.

/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 이성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