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시애틀 주님의영광교회 담임 목사로 부임한 이진호 목사(46)를 만나 앞으로의 목회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차분하면서도 겸손한 음색이 인터뷰 분위기를 내내 편안하고 유쾌하게 만들었고, 미소를 머금은 얼굴에서는 온화함이 전해졌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복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구원의 기쁨과 감격, 가족같은 교회 공동체'라는 말에 진솔함이 담겨 있었고, 차세대 부흥과 EM 사역에 필요한 마음가짐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차세대 부흥을 위해서는 먼저 가정이 바로 세워져야 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어권 성도들과 영어권 성도들이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수용하는 이해와 사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향후 목회 방침으로는 "복음 선포를 통해 상처입은 영혼들을 치유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를 세워,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담당하는 건강한 교회, 세대의 구분없이 사랑으로 하나된 가족과 같은 교회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시애틀 주님의영광교회로 부임하게 되셨습니다. 담임 목회는 처음인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먼저는 지금까지 제 삶을 인도하시고, 여러 교회에서 사역하는 가운데 말씀으로 만나주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으로 사랑을 깨닫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귀한 사역지를 열어주셔서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사람을 격려해주시고 받아주신 김병규 목사님과 사모님, 시애틀주님의영광교회 성도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역에 임하며 감사한 마음과 함께 무거운 마음도 있습니다. 늘 하나님 앞에 부족함을 고백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와 눈물로 사역하려고 합니다. 또 복음으로 교회를 섬기시고 사랑으로 목회에 헌신하신 선임 목사님의 길을 묵묵히 따라 가려고 합니다."
-목회자의 길로 접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한국에서 13살까지 살고 미국에 왔습니다. 처음 이민 온 지역이 한인들이 거의 없는 남가주 빅토빌이라는 지역이었습니다. 그곳에서는 미국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샌디에고로 이사한 후에는 샌디에고 갈보리장로교회를 다니며 한인교회를 경험했습니다.
미국에서 10대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미국 청소년들의 문화도 이해하게 되고 다양한 경험도 쌓을 수 있었는데요. 18살 때 교회에서 고등학교 졸업반 수련회를 갔습니다. 굉장히 은혜로운 시간이었고요.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부르심을 느꼈고 사역에 전적으로 헌신하기로 결단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바이올라와 풀러에서 신학을 공부했고요."
-이후에는 어떤 사역을 하셨나요?
"남가주 벧엘한인교회에서 한어 청년부와 유스, 북가주 새크라멘트한인장로교회에서 EM 대학 청년부와 영어권 중고등부, 아리조나 템피한인장로교회에서 영어권 장년부와 유스 사역을 담당했습니다. 워싱턴주에서는 시애틀비전교회에서 사역했고, 최근까지 큰사랑교회에서 EM과 중고등부 사역을 담당했었습니다."
-EM 사역을 오래 하셨는데 한국말이 굉장히 유창합니다.
"미국에 처음 와서는 주변에 한인들도 없고 미국 교회를 다녀서 영어만 사용하다 보니 한국말을 거의 다 잊어버렸었어요. 그러다 샌디에고로 이사를 했고, 거기서 한인교회를 다니면서 교회에서 다시 한국말을 배웠습니다. 주위분들께서 한국말을 잘한다고 하시는데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웃음)"
-시애틀 주님의영광교회 차세대 사역 계획은 어떻게 세웠나요?
"차세대 사역을 위해서는 한어권과 영어권을 분리해서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한어권 사역이 세워지지 않으면 차세대 사역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는 가정이 올바로 세워져야 하고요. 1세대와 2세대가 함께 부흥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원 스피릿'을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KM과 EM이 함께 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어권과 영어권의 화합과 융화는 어떻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한어권과 영어권이 하나 되기 위해서는 언어적 차이보다 문화적 차이를 먼저 넘어서야 합니다. 서로에게 익숙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하고, 그 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로의 다른 점을 포기하라고 강요하거나 흥정하기보다는 서로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님께서 1.5세라 동·서양의 문화를 잘 이해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1.5세라 좋은 부분이 그런 면입니다. 각각의 문화를 모두 접해봤기 때문에 양 문화를 잘 이해하고 적응을 빨리 하게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브릿지 역할의 사명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이민자로서 미국 교회를 다녔었고요. 미국 교회를 빌려서 사용하는 한인교회도 다녔었습니다. 청년들이 매주일마다 의자를 깔고 접고를 반복했고, 김치 냄새가 난다고 미국교회에서 쫓겨났던 경험도 있고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저를 빚으셨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님의 목회 철학이나 방침에 대해서 소개해주십시오.
"목회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것은 복음 선포라고 생각합니다. 1세나 2세 관계없이 우리 모두는 복음이 필요합니다. 성도들 모두가 복음 안에서 하나 되어야 교회가 하나 될 수 있습니다. 복음으로 치유되고 회복된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새해부터 시애틀 주님의영광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하는데요.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인가요?
"처음 1년은 예배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교회를 위해 계속 기도하는 가운데 예배에 대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예배에서 축소된 부분도 확장시키려고 합니다. 소그룹 활성화도 예배에서부터 동력을 받아야 합니다. 교회 전 세대가 예배에서 함께 은혜를 누리고, EM과 교육부서까지 한마음으로 세워지는 공동체 사역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시애틀 주님의영광교회가 10년 후 교회가 어떤 교회가 되길 원하십니까?
"기도하기는 시애틀 주님의영광교회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길 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기뻐하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KM과 EM이 구분 없이 가족과 같은 교회, 선교와 전도에 힘쓰고 지역 교회를 섬기는 교회가 되길 소원합니다. 시애틀 주님의영광교회가 건강한 교회로 세워져가길 원하고, 성도님들이 행복한 교회, 기쁨이 충만한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복음의 은혜가 항상 넘치는 교회가 되길 바라고요.
특별히 젊은이들이 모이는 교회이지만 어른들을 잘 공경하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가정에서도 자녀들이 부모를 돌보는 것처럼, 헌신과 희생으로 교회를 섬기신 부모세대들을 차세대가 케어하는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