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위브릿지 컨퍼런스가 지난 8일 성료되었다. 잃어버린 양을 찾는 목자의 심정으로 교회를 개척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고 개척 목회자들을 입을 모았다. 그렇지만 사정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동료 목회자들이 있어서 용기와 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지원을 받지만 동시에 작게나마 선교사들을 돕고 있다는 교회, 집 마당에서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다가 6개월 만에 쫓겨나서 공원에서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었다는 교회, 개척한 이래 처음으로 제1회 침례식을 갖게 되었다는 교회 등 이들의 사연을 들으며 참가자들은 함께 아파하기도 하고, 위로와 도전을 받았다.
한 영혼을 주께 인도하기 위해 척박한 목회 환경에서 모든 것을 주께 헌신하고 좁은 길을 가는 이들은 하나님의 상급이요, 이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고 선한 영향력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척박한 교회 개척의 환경에서 목회의 '산전수전'을 겪고 눈물과 웃음, 슬픔과 기쁨을 체험하고 있는 목회자들을 보면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 8:28) 말씀이 떠오른다. 다음은 지난 1년여 동안 교회를 개척하면서 나눈 목회자들의 간증이다.
다음은 지난 1년여 동안 교회를 개척하면서 나눈 목회자들의 간증이다.
생명의 길 교회 곽태규 목사
미국에 왔을 때 일터의 현장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디저트 가게에서 수박을 썰고 빙수를 내리며, ‘나는 거룩한 사명자인데 도대체 뭘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새벽예배를 드리는데 하나님이 찾아오셔서 행 10장의 말씀으로 제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뚜렷하게 말씀해 주셨다. 베드로가 기도하는 가운데 환상이 보여졌고, 속되고 깨끗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담겨 있는데 하나님이 먹으라고 하신다. 하나님이 저에게 얘기하시는 것 같았다. ‘속되고 깨끗하지 않은 게 아니야. 정말 거룩하게 여기는 거야’ 하나님이 그곳에 나를 보내셨다는 마음이 나에게 부인할 수 없게 밀려왔다. 제가 있는 그 현장이 그때서야 보이게 되었다. ‘19, 20살 저와 함께 일하는 청년들이, 하나님이 나에게 맡겨주신 영혼이구나. 이것은 속되고 깨끗하지 않은 게 아니라 하나님이 거룩하다 하신 삶의 현장이구나.’ 책상머리에 앉아서 말씀을 준비하기 급급했던 모습에서, 정말 복음이 필요하고, 복음을 오해하고 있는 영혼들에게 그리스도를 보여 주고 그리스도를 가르쳐줄 수 있는 삶의 현장으로 보내주셨다.
일터의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과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다. 예수님을 몰랐던 청년들, 예수님을 잠시 떠나 있던 청년들을 초청해서 식탁 교제를 갖는 게 계기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저희 가정에 오게 되었고, 가정 안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다.
저는 세 아이(4세, 2세, 1세)의 아버지다. 예배 때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목마를 타기도 해 청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럼에도 그 청년들이 예수의 사랑을 알아 가게 되어 감사하다.
미국교회에 렌트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재정과 외로움이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한 목사님이 위 브릿지 컨퍼런스를 통해 위로를 얻을 수 있다고 하셔서 오게 되었다. 다양한 사역을 하시는 목사님들과 교제를 통해 답답했던 부분들이 해소되었고 개척교회를 하는 여러 분들을 보면서 함께라는 생각에 위로가 됐다. 그리고 저희 교회를 후원해 주시는 목사님을 만날 수 있었다. 사랑의 후배에게, 작은 목사에게 건네주시는 덕담 하나하나가 하나님의 섭리로 여겨졌다. 위 브릿지 교회들을 후원해 주시는 교회와 목사님에게 정말 감사하다. 1년의 시간이 정말 감사했다.
랜초한인교회 정용암 목사
저희 교회는 지난주에 6주년 감사예배를 드렸다. 작은 교회가 생존할 수 있었던 것 자체로 감사하다. 남가주 지역에서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돕는 이런 모델은 이전에 본 적이 없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역이 계속 좋은 모델로 남아져 남가주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에 알려 졌으면 좋겠다. 작은 교회와 큰 교회들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은 우리가 도움을 받지만, 3년 후에는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회가 되길 성도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
교회 성도들과 기도하면서 우리 교회가 선교 지향적인 교회로서 선교사를 돕자는 기도제목을 나눴다. 이집트에서 사역하는 한 가정에 매달 100 달러씩 후원하고, 위 브릿지를 통해 받는 재정 일부를 떼어 네팔의 선교사 가정을 돕기로 했다. 아무도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없는 줄 알았는데, 기도해 주는 성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소망을 얻고 다시 네팔로 들어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성암교회(Holy Rock Church) 김요한 목사
위 브릿지 교회로 섬김을 받으며 감사한 순간이 많았다. 저희 교회는 하나님의 계획을 따라서 팬데믹 중에 세워졌다. 많은 교회가 문을 닫는 어려운 상황 가운데 하나님께서 저와 아내에게 개척의 마음을 주셔서 개척을 시작했을 때, 주변의 많은 분들이 지금은 개척할 때가 아니라며 말렸다. 집 주인에게 허락받고 집 마당에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개척하기 얼마 전에 하나님께서 만나게 하신 몇몇 청년들이 반주로 예배를 섬겼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도 오셔서 섬겨주셨다.
집 마당에서 예배를 시작하기 전에 지인으로부터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으라는 조언을 받았다. 그런데 천막에서 예배를 드리는 중에 한 사건이 발생했다.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갑자기 옆 집에 사시는 아주머니가 ‘당장 나가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셨다. 저는 예배를 인도하던 중이어서 ‘예배를 마쳐야 하나’ 고민했다. 아주머니하고 성도들하고 몸 싸움도 이어졌다. 그래도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인데 그만두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계속 예배를 드렸다. 이후 옆집으로부터 그 주 안에 바로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의자와 테이블을 가지고 그리피스 공원에 가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아내는 예배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오전 6시부터 먼저 공원에 가서 기다렸다.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이 있겠지’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구한 곳이 지금의 교회이다. 처음에는 저희가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장소였지만 하나님께서 주인의 마음을 움직여 주셔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매달 하나님께서 채워주시겠지’라는 믿음의 결단을 하고 어려운 금액이었지만 들어갔더니 지난 2년 동안 하나님이 채워주셨다.
3년이 지나니까 성도들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첫 해 한 명, 둘째 해에 2명, 지난해에는 5명에게 세례를 주었다. 1 베드룸에 살았는데, 같은 아파트에 있는 2 베드룸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것도 1베드룸 가격으로 간 것이다.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는 생각에 이사했다. 그때 우연하게도 갈 곳이 없는 한 청년을 만나게 되었다. 그 청년에게 집을 구할 때까지 저희 집에 와 있으라고 했다. 그런데 청년 어머니와 아버지까지 들어오게 됐다. 이 분들이 저희 집에 살면서 저희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고 이 청년의 어머니가 식사로 섬겨주시게 되었다.
남가주 주안에교회 김상현 목사
올해 1월에 1일 사모와 함께 개척을 시작했는데 교회에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 자녀가 5명인 한 가정이 교회에 오기 시작해서 교인이 총 10명이 되었다. 오래지 않아 세 가정이 모였다. 지금은 교인 20명을 목표로 가고 있고, 제1회 침례식을 송구영신예배 겸해서 팜스프링에 가서 할 예정이다.
기독일보 이인규 목사님이 250개 교회가 문을 닫았다며 가슴이 아파한게 마음에 남았다. 개척을 시작하려 했을 때, 주위 분들이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만류하셨다. 그런데 250개 교회의 문이 닫혀서, 주님의 마음이 아팠는데 내가 교회를 개척하면 주님이 기뻐하실 것이라는 마음이었다. 교회 지원금을 받는 것이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지만 받는 것도 은혜이다. 잘 받으면 나중에 잘 섬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 브릿지 1기 교회들이 씨드 멤버가 되어 남가주 지역에 위 브릿지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길 소망한다.
제 2회 위 브릿지 컨퍼런스, '온유와 겸손 그리고 섬김으로'
위 브릿지 컨퍼런스,“작은 교회가 전하는 복음 절대 작지 않다"
김영길 목사, “주님, 주의 백성들에게 무슨 말씀하시고 싶으세요.”
위 브릿지 컨퍼런스 소감, “하나님 나라를 위한 조건 없는 연합 계속 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