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의 달이 다가왔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 살던 아파트 뒤쪽에 지금은 모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은 논밭이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기계로 하니까 그런 장면을 보기 힘들지만, 그때는 봄이 되면 모를 심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허리를 굽히고 있는 장면들, 기억이 흐릿하지만, 학교에서도 모내기를 도와준다고 한번 갔던 기억도 어렴풋이 납니다.
여름이 되면 그 논에서 개구리 우는 소리가 매우 컸는데 밤에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개구리 합창 소리가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그 땀 흘린 농부들의 그을린 얼굴과 주름이 보는 어린 제 마음에도 "참 힘드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가을만 되면 그 논이 정말로 황금 논으로 변했습니다. 지는 석양과 함께 보이면 그야말로 황금물결이 치는 데 마음을 설레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추수 때 농부들의 표정은 봄의 모내기 때와는 달랐습니다. 기대와 희망의 얼굴, 추수가 끝나면 감사와 풍성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11월은 추수감사절이 있는 달입니다. 추수와 감사의 달이기도 합니다. 한 해를 시작하며 기대와 소망으로 시작된 한 해가 영글어 가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들도 있었지만, 허리를 펴고 돌아보면 내 뒤로 노인 하나님의 축복들이 물결치는 황금벼처럼 우리 눈에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래서, 올해도 지난 한 해를 바라보며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열매들을 생각하며, 작년처럼 감사 카드를 작성하려 합니다. 예배당 앞에 단순히 과일과 곡식을 쌓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농경시대는 아니고, 성경에서 추수는 하나님께서 주신 영적인 열매를 더 강조하기 때문에, 우리도 하나님의 은혜로 얻은 것들을 생각하며 감사 카드에 감사의 제목을 적어보려 합니다.
미리 나눠드린 카드에 하나님께서 열매 맺게 하신 감사의 제목들을 적어서 헌금함에 넣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추수감사주일에 그 카드들을 강대상에 진열하여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예배 후에는 휄로십홀에 전시를 하려 합니다. 서로의 감사 제목을 보면서 더 큰 기쁨을 나누고, 하나님께도 큰 영광이 될 줄로 믿습니다. 많이 참여하시어 아무쪼록 우리의 감사가 하나님께 큰 영광이 되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