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가페장로교회 신광해 목사


“아빠 하늘이 떨어 졌어.”

며칠전 아침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막 끝내고 교회에서 할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희 집 딸 수지가 전화로 다급하게 한 말입니다. 일단 한국어 단어로는 표현이 되지 않아 다시 물었더니 영어로 천정이 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비가 온다든지 바람이 분 것도 아닙니다. 아이들이 뛰어다닌 것도 아닙니다. 수지가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데 두두두 소리가 나서 아마 밖에 비가 오나 보다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천정의 가운데가 찢어지면서 그냥 천정이 내려앉더라고 합니다.

순간적으로 ‘왜 지붕이 보이지?’하는 생각과 동시에 두 다리를 끌어 올려 머리로 붙여서, 그렇지 않아도 자그마한 딸 아이가 더욱 조그마하게 웅크리는 순간 천정의 Dry wall (건식 벽체)이 침대 위 중간부분에 떨어져서 하나도 다치지 않았고, 잠시 기다렸다가 살살 움직여서 나왔다고 합니다. 천정의 Dry wall이 수지의 얼굴에 떨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자다가 지붕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를 저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도 가만히 잠을 자고 있는 방에서 천정의 작은 부분이 아니라 한 방의 천정 전체가 내려앉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날지, 내일이 있을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안개 같은 인생임을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며칠 동안 계속되었던 캘리포니아 화재로 1500여 채 이상의 가옥이 불에 타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생긴 것을 뉴스에서 보았습니다. 정말 사람의 생사화복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1월은 감사의 계절입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없는 것을 불평할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필요를 가장 잘 아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방글라데시에 사는 사람은 가난해도 행복합니다. 그들의 이웃도 가난하고 친척도 가난합니다. 모두가 그렇게 살기에 물질이 큰 문제가 아닙니다. 반면 풍요한 미국에 사는 사람이 모두 만족해하거나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불행을 느끼며 사는 사람의 비율이 방글라데시의 사람들보다 더 높습니다. 행복과 물질은 결코 비례하지 않습니다. 일할 수 있는 건강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 좋은 교회가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분명 행복한 사람입니다.

작은 일에도 얼마든지 큰 화를 당할 수 있는 연약한 인생입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도 병원에는 수많은 분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병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두어달 전에 건강한 모습을 만났던 분이 갑자기 쓰러졌다가 며칠 만에 의식이 약간 회복된 분도 계십니다. 이 땅의 삶은 그야말로 살얼음 같은 곳입니다. 언제 파삭하고 깨어져 얼음 물 속에 빠져 들어갈지 모릅니다. 이 땅에서 열심히 신앙생활 하며 살다가 앞으로 영원한 천국에 가서 살 것을 약속 받았기에 우리는 이 복음으로 인해 감사하며 삽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간밤에도 무사히 자게 하심을 감사하나이다’ 하는 기도를 체험적으로 드리면서 매일 새벽을 맞이하게 된다면 세상의 모든 일이 하나님의 은혜요 감사일 것입니다.

잠자리에 들면서 ‘이 밤에도 천정이 떨어지지 않게 하옵소서’ 하며 기도하는 분 보셨습니까? 며칠간은 아마 저절로 이 기도가 나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