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Evangelical Lutheran Church in America, 이하 ELCA)의 지역 연회가 주류 개신교 교단 역사상 처음 당선된 트랜스젠더 주교를 해임한 지 1년여 만에, 이번에는 최초의 공개적인 동성애자 주교를 선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ELCA 시에라 퍼시픽 연회(ELCA Sierra Pacific Synod)는 지난주에 열린 총회에서 버클리 지역 목사인 제프 R. 존슨(Jeff R. Johnson)을 지역 노회 주교로 선출했다. 주교의 임기는 6년이다.

존슨은 지난 24일 5차 투표에서 226표를 획득하며 주교에 당선됐다. 또 다른 후보인 사우스샌프란시스코 유니티 루터교회의 존 키너(John Keuhner) 목사는 168표를 획득했다.

당선 직후, 존슨 목사는 총회 연설에서 자신이 “우리가 시작했던 교회보다 더 개방적이고 환영하며, 더 포용적이고 긍정적인 교회에 속해 있다”면서 교단의 변화를 자축했다.

2021년 9월 시에라 퍼시픽 연회의 주교로 선출된 메건 로러(Megan Rohrer) 목사는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성인이 되면서 성중립적이나 남성 대명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러는 당시 선거에서 존슨 목사에게 근소한 차이(209 대 207)로 주교에 당선됐다.

로러는 주교로 임명된 직후, 자신이 인종적 동기가 있다고 비판한 미션 라티나 루테라나 교회의 넬슨 라벨-곤잘레스(Nelson Rabell-Gonzalez) 목사를 해임하는 등 비윤리적인 행위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그가 샌프란시스코의 그레이스 복음주의 루터교회의 목사로 재직할 당시에 저질렀던 행위에 대한 소송이 잇따랐다. 그러자 로러는 교단 지도부가 적대감에 연루되어,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 갔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는 올해 3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ELCA와 노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장에는 “교회의 편견의 역사는 메건 로러가 교회에 들어오기 훨씬 이전이었고, 어떤 인사 결정에서도 인종적 적대감에 의해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발상은 교회가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전파한 노골적인 거짓”이라며 “이는 소외된 공동체가 서로를 적대시하게 만드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