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 초 전호진 박사(투아이즈네트워크) 사무실에 한 외국인 학생이 찾아왔다. 그 학생은 전 박사에게 “아시아 지역의 종교에 대해 배우고 싶어 찾아왔다”고 했다. 멀고 먼 타지에서 온 유학생이 국내 종교분야 최고권위자를 어떻게 단번에 알고 찾아왔을까.

그 학생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동대로 유학온 아브라함 헤이크마툴라나페(22)씨다. 전호진 박사는 아브라함 학생을 만난 뒤 “22살 학생 치고는 수준이 너무 높았다”고 했다. 올해 22살 된 이 청년은 전 박사와 대화하면서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이론은 종교간 차이점만 부각시킨 이론”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 아프간 피랍사태에 대해서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며 확고한 태도로 이슬람을 변증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전국수석을 차지하고 아프간 최고 대학인 카불대학에 입학한 수재다.

아브라함은 한동대 졸업 후 바로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있으면서 아시아 지역의 종교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최근 자신이 묵고 있는 하숙집 주인을 이슬람으로 개종시켰다. 한동대 CCC(한국대학생선교회) 간사는 “아브라함의 성경 지식이 무척 해박해서 그와 교류하는 몇몇 기독 학생들이 기독교 교리에 대해 갈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2. 지난 5월 서울대 캠퍼스에서 이슬람 학생들의 모임이 열렸다. 참석한 50여 명의 학생 중 대부분은 중동에서 서울대로 온 유학생이었고, 한국 학생들도 더러 있었다. 이들은 ‘이슬람 코리아 SNU’라는 이름으로 모였으며, 그들이 걸어놓은 플랜카드에는 ‘전도’를 뜻하는 이슬람어가 쓰여져 있었다.

서울대학교회에 따르면 이들 이슬람 유학생들은 ‘서울대에 플랫폼을 구축해 이를 점차 전국으로 확대시킨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슬람 코리아 SNU’는 서울대 동아리연합회에 가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지도교수도 이미 섭외해 놓은 상황이다. 서울대 한 관계자는 “이들이 교내 모 공간에서 메카를 향해 절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3. 부산지역 대학에도 중동권에서 유학 온 이슬람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 대학 주변 교회들은 이들을 전도하기 위해 한국어 교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개종을 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부산대 기독인연합 대표 구모세 목사(CMI)는 “이슬람 학생들의 특기할 만한 점은 한국 대학에 와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동시에 이슬람 선교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대에서 이슬람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에게 ‘우리가 학비를 줄테니 (종교를) 이슬람으로 개종하라’는 방식으로 전도한다는 정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같은 보고는 없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기독교, 변증학적으로 무장해야”

캠퍼스 내 무슬림 학생 수가 증가하는 까닭은 90년대 이후 대학들의 국제교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중동지역 국가 대학들과도 교류협정을 맺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대가 이집트와 파키스탄, 연세대가 이스라엘, 부산대가 터키, 이집트, 이란, 한동대가 000 국가의 대학들과 교류하고 있다.

한국CMI 대표 김요한 목사는 이에 대해 “학문적, 문화적으로 보면 이는 전혀 문제가 없다. 학문과 문화는 서로 교류하고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앙’, ‘종교’적으로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들은 기독교인들보다도 훨씬 더 적극적으로 한국사회에 이슬람을 포교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요한 목사는 “종교간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독교는 변증학적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내 4만여명의 무슬림이 똘똘 뭉쳐서 한국을 아시아의 전진기지로 삼고 전략을 세우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우리 기독인들이 안일하게 대응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