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고 가해자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영국의 대북 인권단체 '코리아퓨처'(한미래)는 탈북자 50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및 젠더 기반 폭력과 책임규명 방안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예비조사 보고서를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0%(20명)가 북한에서 성폭력 피해자는 부정적인 시선이나 대우를 받는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배우자로부터 버림을 받거나,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히고, 가족의 신뢰를 잃게 되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자들은 북한의 성폭력 피해자들은 학교에서 퇴학당하거나 직장에서 강제퇴직 및 강등을 당하기도 하고 가해자와 강제로 결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증언했다.
북한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도 탈북자 중 40%(20명)가 '아무것도 없다'고 답해 '가해자가 감옥에 수감된다'는 응답(17명)보다 많았다.
또 이들 중 7명은 '북한에서는 성폭력 가해자들이 전혀 처벌받지 않는다'고 답하는 등 북한에서는 성범죄가 발생해도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탈북자의 80%(39명)는 북한의 성폭력 피해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가해자의 형사 처벌'이라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 구제방안과 관련해서는 탈북자 중 70%(34명)가 "성폭행 피해자들이 국제 법정에서 법적조치를 취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미래는 보고서를 통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규명을 진전시키기 위해 설립된 지 거의 10년이 지났지만, 성폭력과 젠더 기반 폭력을 포함한 국제 범죄 가해자의 책임 규명은 여전히 희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여성에 대한 폭력, 특히 성폭력의 경우에는 피해자에게 계속 가해지는 편견과 수치심으로 인해 기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권조사관들이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하고 책임규명 및 정의구현 방식을 실현하는 데 있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를 후원하고 지원한 주한캐나다대사관은 트위터에 "캐나다는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