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인권 적극 제기 의지
국제사회, 북한인권 담당 직책
여성들 잇따라 임명 의미 있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 줄리 터너(Julie Turner) 동아시아·태평양 담당을 대사급인 북한인권특사로 23일(현지시간) 지명한 가운데, 북한정의연대(대표 정베드로 목사)에서 우리나라 국회의 북한인권재단 설치 시행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올해 2023년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설립 10주년이며, 유엔 인권위원회가 2003년 최초로 북한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낸 지 20주년 되는 해이다.
미국 국무부의 북한인권특사는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 수립과 집행 전반에 관여하는 직책으로, 2004년 10월 발효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신설됐다. 2005년 8월 제이 레프코위츠 초대 북한인권특사 선임 이후 미 하원 국장을 지낸 로버트 킹 특사가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09년 1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약 7년간 재임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때인 2017년 1월부터 5년 넘게 지금까지 공석이었다.
북한정의연대는 "미국이 그동안 공석이었던 북한인권특사를 이 시점에 임명한 것은 향후 대북정책에서 북핵문제뿐 아니라 북한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겠다는 의지로써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이로써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및 대한민국 북한인권 국제협력대사와 함께 '여성 트로이카 3인 체제'가 구축돼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이 다뤄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북한 여성과 아동의 권리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최근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담당 직책을 여성으로 임명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엘리자베스 살몬은 페루 출신 국제법 법학자로서 작년 8월 첫 여성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 임명됐다. 그에 앞서 대한민국 윤석열 정부도 지난해 7월 2017년 이후 약 5년간 공석이었던 북한인권 국제협력대사에 여성인 이신화 고려대학교 교수를 임명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정의연대는 "마이클 커비 전 COI 위원장을 비롯한 국제 북한인권 활동가들은 올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한미 정부가 의도적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도외시했던 과거의 비균형적 대북인권 정책을 지양하고,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매커니즘과 협력하는 선순환 구도로 들어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실제적인 행동을 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선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 주민들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사회 기준에 부합하는 인권을 누릴 수 있도록 지난 2016년 제정한 북한인권법의 시행사항 중 하나인 '북한인권재단'을 조속히 설치해야 한다"며 "북한인권법은 남북 대화와 교류 등 북한 주민들의 생존권과 자유권 개선을 모두 담고 있는 포괄적인 시행법안"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그 중 북한인권재단은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북한인권 증진 관련 실태조사와 연구, 정책개발 수행 등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통일부 장관과 여야 국회 추천을 통해 12명의 이사를 두도록 명시돼 있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사를 추천하지 않고 있어 지금까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며 "여당인 국민의힘도 북한인권재단 설치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촉구에 듣는 시늉만 하고 있을 뿐, 적극적 시행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북한정의연대를 비롯한 북한인권단체는 대한민국 국회가 북한인권 문제를 당리당략의 저울질에만 올리고 허송세월하며 북한인권재단 설치마저 미루고 있는 행태를 규탄한다"며 "지금부터라도 초당적인 대화와 협력과 노력으로 북한인권재단을 조속히 설치하라"고 재차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