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연례 보고서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하얏트 타흐리르 알샴(Hayat Tahirir al-Sham, HTS) 치하의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 기독교인 및 종교 소수집단이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HTS는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 계열로서 미국에서 테러 단체로 지정한 조직이다. 또 시리아 구세정부(SSG)를 이끌며 이들리브 주 일부를 포함한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 행정 권한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이들르브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권에 대항하는 최대 반정부 지역 중 하나이다.
보고서는 HTS가 반군 세력을 합법적인 시민 당국으로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종교 소수자들을 괴롭히고 그들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방해하며 기독교인이 교회 종을 울리거나 일부 종교 의식을 여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2015년 이후 기독교인과 드루즈족 등 종교 소수자들이 HTS와 그 전임자들에게 집과 땅을 빼앗겼다”며 “현재 구세정부 하에서 재산위원회는 구세정부의 이익을 위해 기독교인들의 사유재산을 빼돌려 HTS 회원과 그 가족들에게 재분배하거나 국내 실향민들에게 임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인을 표적 삼는 등의 몰수 계획은 약탈이라는 전쟁 범죄에 해당된다는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보고서는 HTS가 터키와 상호 정치적으로 편리한 관계를 진전시킴으로써 “그 자체로, 시리아 북부에 대한 군사적 침공을 통해 취약한 종교 소수집단에 뚜렷한 위협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국제 관측통들은 HTS가 “2022년 7월 HTS가 일부를 통제하는 하마 주에서 그리스 정교회 취임식을 겨냥한 폭발과 같은 소수 종교집단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을 조직했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터키가 HTS를 테러 단체로 지정했음에도 “HTS가 감시 및 보안군 역할을 한 데 대한 암묵적 대가로, 최근 몇 년간 반군이 이들리브에서 행정 권한을 갖는 것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USCIRF는 향후 시리아의 지정학적 계산이 바뀌면 HTS의 잔혹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예컨대 아사드 정권이 북서부 지역을 수복한다면 HTS는 합법적인 플랫폼으로서의 ‘국가 건설’을 잃게 되어 종교 자유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대규모 반란과 테러 행위로 돌아설 수 있다”면서 “또한 이 단체는 단호하고 때로는 폭력적인 수사를 동원해 추가적인 영토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2022년 연례 보고서에서 USCIRF는 미 국무부에 HTS를 종교 자유를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특별우려단체’로 재지정하고, 추가적으로 재무부가 HTS 지도자들에게 표적 제제를 가할 것을 권고했다.
국제 박해 감시기구인 오픈도어스 USA는 올해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15위로 시리아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