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마약범죄국(UNODC)가 펴낸 2007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5~64세 인구 41억 7700만 명 중 마약 경험자가 2억 명(4.8%) 이나 된다.

美 마약근절 시민단체인 마약정책동맹(DPA) 창립자 에탄 나델만씨는 “술 없는 세상을 꿈꿀 수 없듯 마약 없는 세상도 기대할 수 없을 것” 이라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최신호 기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1998년 유엔이 10년 내 마약을 근절하자고 결의한 뒤 막대한 돈과 노력이 투입됐으나, 9년 전과 비교해 마약 사용자가 줄어들지 않은 데 대한 자조적 평가다.

마약 거래 규모도 엄청나다. DPA는 국제 마약 거래 액이 2006년에만 총 4000억 달러(약 36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국제무역 총액의 6%에 해당하는 액수다.

대표적 마약은 대마(마리화나), 코카인, 아편, 헤로인, 암페타민 등이며, 이중 대마 생산량과 사용자 수가 단연 1위다. 대마 경험자가 1억 5880만명으로 경험자의 79.4%를 차지한다.

대마는 적발도 쉽지 않아 국제 마약당국의 큰 골칫거리다. 이에 차라리 대마를 합법화 하자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DPA 창립자 나델만 씨는 “미국의 연간 마약사범 180만 명 중 40%가 대마사범으로 이를 막기 위해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며, “상대적으로 해가 덜한 대마를 합법화하고 세금을 거둬 다른 질병 치료에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영국 북웨일즈의 리처드 부룬스트롬 경찰국장도 최근 “마약금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마약복용자가 증가하고 있어 실용성에 기반 둔 정책을 펴야 한다.” 며 합법화를 주장했다. 실제 네덜란드, 스페인 등의 유럽 일부 나라에서 합법화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대마 합법화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영국 BBC방송은 임상시험에서 대마를 피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40%나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대마에 포함된 THC는 1만분의 1g만으로도 환각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대마 합법화가 추진되고 있는 캐나다 벤쿠버 시의 마약담당 경찰 데이브 고다드 씨는 “마약에 적당한 양은 있을 수 없으며, 대마합법화는 큰 실수가 될 것” 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