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왠지, 교회로 출근하는 길이 좀 더 감사했습니다. 아마도, 단기 선교에서 돌아온 첫 날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깨끗하게 샤워도 했고, 옷에는 더 이상 구린내가 나지 않았습니다. 모로코와는 달리 마음껏 찬양을 부르며 교회로 올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풍요롭고 자유로운, 완벽한 아침이었습니다. 그런데 교회에 도착할 때쯤, 왠지 모를 허전함이 찾아왔습니다.
'카톡 카톡...' 선교팀 단톡 방에 이런 저런 메시지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모로코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벌써부터 모로코의 아침 풍경이 그립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곳에 다녀온 것이 아니었는데... 선교팀이 지냈던 호텔은 '이런 방을 내주고 어떻게 돈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선교팀이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었던 거리는, 사실 매연이 그득한 지저분한 거리였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모로코가 그립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르긴 해도 모코로를 다녀온 모든 팀원들이 같은 생각을 하는 듯 했습니다.
모로코를 생각하면, 사람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릅니다. 착하고 순박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대부분 무슬림하면 부녀자들을 납치하고, 테러를 일삼고, 이방인들에게 적대적인 IS를 떠올리지만, 우리 선교팀이 만났던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짧은 아랍어로 "앗살라무 알라이꿈"이라고 인사를 하면, 그들은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처럼 환한 미소로 우리에게 화답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가 한국 사람인 것을 알게 되면, 특히 젊은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환영했습니다. K-pop이며 K-drama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들을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주었고, 우리들의 말을 들어주었고, 최선을 다해 우리들을 섬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하나님께서 문을 여시면 그런 모로코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2016년 이건우 선교사님 가정을 튀니지로 파송하고, 2017년 선교팀이 처음 그곳을 방문했을 때 선교사님이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목사님, 정말 이 땅은 희어져 추수를 기다리는 땅입니다. 누군가 낫을 들고 오기만 하면 열매를 거둘 수 있는데 그럴 일꾼이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모로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닫힌 땅인 줄 알았는데 열린 땅이었습니다. 무서운 땅인 줄 알았는데 친절한 땅이었습니다.찾아온 손님들을 환영하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땅이었습니다. 현지 말도 잘 할 줄 모르는 우리들이었지만, 그런 우리들을 통해서라도 생명의 복음이 들어갈 수 있는 그런 땅이었습니다. 그것을 우리가 본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받은 것입니다. 그것을 보고, 그 마음을 받은 우리가 이곳에 와 있으니 그곳이, 그 사람들이 벌써 그리운 것입니다.
밭이 희어져 추수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가서 진심으로 복음을 전하면 알곡들을 거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가서 그들을 섬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밭이 희어져 추수할 때가 된 곳이 모로코 뿐이겠습니까? 하나님이 모로코 영혼들만 거두길 원하시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훼드럴웨이도 추수할 때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잊고 살았던 것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이 허전한 것은, 우리에게 모로코가 없어서가 아니라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하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놓쳐버렸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추수할 때가 되었습니다. 다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이 땅을 향해서도 복음을 전하기를 원하는 우리 모두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