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려 보니까 벌써 20년이 가고 있네요"라는 대답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홍현선 목사는 33세의 젊은 나이에 휴스턴 순복음교회에 부임하여 소위 '하나님을 향한 열정적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목회자로 정평이 나 있다. 그저 사람 좋고 인심이 좋아서 휴스턴을 평생 임지로 삼았다고는 하지만 겸손한 그의 표현일 뿐이다. 교회가 성장하면서 다양한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셨고 힘주셔서 여기까지 왔다는 이야기는 사뭇 진지하다.
3's All, all nations, all generations, all languages;
목회 일선에서 우선적 가치를 둔 것은 모든 나라와 민족을 품고 기도하는 것과(all nations) 다음세대가 일어날 수 있도록 지금 세대가 튼튼한 다리가 되어 주는 것이다(all generations). 이민 사회를 섬기는 마음을 그대로 순종하여 모든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품격 있는 사역의 내용을 채우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all languages). 식지 않는 그의 사역의 열정이 서서히 열매로 드러나기 시작해 이미 4가정을 현지 선교사로 파송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중국에 있는 '평강공주 (탈북여성) 사역'과 북한 지하교회를 후원하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 '수단난민학교'를 세웠다고 하니 가히 선교적 가치를 실행하는 교회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지역섬김 사역의 일환으로 '한글학교'와 'CALS(Christian Academy of Little Saints)'를 개교한 이래 지역 사회에 뛰어 들었고 게다가 주 정부로부터 우수 교육기관으로 선정되어 특별 교육비까지 지원받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의 현장이라는 전언이다.
사도 바울의 심정으로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교회를 섬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모가 늘 옆에서 야당 역할을 (웃음) 해 준 것"이라고 한다. 홍성숙 사모는 앞만 보고 가는 홍 목사 옆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일들을 차분하게 내조할 뿐만 아니라 성도들의 입장에서 교회의 비전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토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사역의 은인이라고 주저함 없이 전한다.
성장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순종
목회자라면 교회가 어느 정도 부흥되면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더 큰 예배처를 마련하는 데 관심이 많을 것이지만, 이에 홍현선 목사는 (단호하게) 우선순위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처음 부임했던 곳은 낡은 건물과 시설때문에 담임목사가 주중에 설교 준비 이외에는 교회를 청소하고 수리하는 것이 다였을 정도였다고 한다. (형편은 둘째 치고) 당장이라도 이동하고 싶었지만 목회의 우선 순위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선은 교회가 하나님만 바라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으며, 그의 믿음은 적중했다. 예컨데, 어른들은 에어컨이 있는 시원한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릴수 있었지만 어린이들은 휴스턴의 뜨거운 날씨에 트레일러(trailer) 속에서 예배 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기성 교인들부터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교회전체가 한마음이 되어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향한 관심이 사랑으로 승화되는 귀한 계기가 된 것이었다. 이를 깃점으로 교회는 서로 섬기는 공동체로 변화된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틈만 나면 덤프(trash dump)에 올라가서 직접 쓰레기를 정리하고 교회 어린이들을 위해 한 두마리씩 들여온 염소와 닭의 개체수가 늘어서 교회를 찾는 성도들에게도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예배 중심에서 삶의 저변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으로 오직 다음 세대가 좋은 환경에서 예배드릴 수 있도록 새로운 거처를 마련했을 뿐이라고 했다. 건물이 아니라 예배 중심의 기준과 방향이 말씀 안에서 삶으로 이어진 좋은 기회였다고 자부한다. 현재 이주한 새로운 곳에서 교육관과 체육관 등을 신축하여 오히려 지역 사회를 섬기는 데 한몫한다고도 했다. 주일 설교는 강해 설교로 성도들이 말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팬데믹이 성행했던 기간에도 수요, 금요예배를 하나님 앞에 드릴 수 있음에 감사했다. 사실, 모두가 두려워했던 그 시기에 과감하게 부흥집회까지 여는 무모함(?)도 있었지만 말씀과 예배에 집중하려는 모습에서 언제나 감사했다고 한다. 특히 찬양과 기도가 뜨겁게 진행되는 금요기도회를 통해 교회가 영적으로 더욱 탄탄해졌고 교회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영적 축제의 현장이라고 생생한 분위기를 전했다.
성도의 전폭적인 헌신과 지지
또한 담임목사와 함께 한마음으로 아낌없이 사역에 동참하고 헌신한 성도들의 희생은 자신에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때부터 사역은 어떤 명분보다는 하나님이 주신 말씀과 그 말씀에 정확하게 반응하고 순종할 때 교회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님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 목회
교회가 세계 선교를 놓고 기도하고 순종하기로 했을 때 여러 가지 환란도 동시에 닥쳤다. 교회를 이전한 후 재정적인 여유도 없고 환경도 녹록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해 선교는 접기로 하고 금야 철야를 인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마음은 선교지로 향하는 것을 알고서야 무작정 선교지로 나감을 순종했다. 그해 하나님께서 부어 주신 풍성함의 다양함은 이뤄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목회하면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나님의 시선을 벗어나지 않았던 순종의 상급이라고 믿고 있다.
지역 교회의 아름다운 연합 꿈꿔, 목회자 선후배 이어주는 맏형 역할 톡톡
현재 홍 목사는 휴스턴 교회 연합회 부회장으로 섬기면서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선배 목회자들과 후배 목회자들을 이어주는 맏형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배 목회자들이 연합회를 잘 이끌어 주셨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연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연합회가 목회자들이 허심탄회 마음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시대를 향해 교회가 더 복음적 가치를 살려야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안목도 볼 수 있었던바, '차별금지법' 또는 '동성애' 등의 이슈가 현대 교인들을 혼란하게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들은 더 다양하고 교묘한 수법으로 교회를 어렵게 할 것이며 성도들은 실족하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도를 믿는 교회는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분별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더욱 복음 중심으로 영성을 채워야 함을 강조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행동보다는 교회가 근본적으로 복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며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복음적 가치로 삶을 살아 내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