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전 연령대 중에서 10대의 자살률 증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무기력하고 외로운 이들에게 쉼터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요청이 나온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4일 발표한 주간 리포트 '넘버즈 제162'호를 통해 지난해 자살 실태에 대한 통계청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통계청은 매년 9월 마지막 주에 자살통계가 포함된 전년도 사망원인통계를 발표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이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총 자살자 수는 13,352명으로 전년 대비 157명이 증가(1.2%)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기준 36.6명이며, 시간당 1.5명 꼴이다.
OECD 국가 중에는 한국의 자살률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기준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한국이 24명으로 OECD 평균인 11.1명의 2배를 넘는다.
특히 2020년 대비 2021년 연령대별 자살률 추이를 살펴보면 8%가 증가한 70대를 제외한 40대 이상에서는 감소했다. 반면 10~30대 연령층에선 증가했는데, 10대가 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20대가 9%, 30대가 1%였다.
10~30대의 사망원인에서도 자살이 1위였다. 10대의 44%, 20대의 57%, 30대의 41%가 자살로 사망한 것이다. 연구소는 "특히 20대 연령층의 경우 사망자의 절반이 넘는 57%가 자살이 사망원인이라는 점은 우리 사회 20대 청년들이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연구소는 또 자살의 원인 및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청의 2016~2020년 변사자료 자살통계를 활용해 분석했다고 한다. 그 결과, 2020년 기준 자살 동기로는 정신과적 문제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제생활 문제, 육체적 질병 문제 등 의 순이었다고.
아울러 "최근 5년간 자살 동기를 추적해 보면, '정신과적 문제'가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고도 덧붙였다.
연구소는 "그러면 왜 청년 자살이 증가할까? 결론적으로 청년들이 겪는 정신과적 질환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흔히 우울증은 성격이 예민한 사람이 걸린다고 생각하여 우울증의 원인을 개인적 특성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현대인의 우울증은 사회적 병리현상이 개인에게 집약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육체적 질병, 경제적 고통, 아픈 가족 관계, 상처받은 인간 관계 등등 현실의 거대한 벽 앞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무력함을 느낄 때, 도와줄 이 없는 현실에서 고립무원의 외로움을 느낄 때 사람은 자살 유혹을 받기 쉽다"며 "막다른 길로 몰린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 자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이런 이들에게 쉼터가 되어야 한다"며 "교회에 오면 '가치없고 무기력한' 내가 존중받고 배려받으며 사랑받는다고 느낄 때 위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무기력하고 외로운 이들이 쉼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의지와 힘을 길러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교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것이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는 말씀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