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아이들 처음 맡기기 전 함께 예배드려 보길
어른들도 유아·유치부 예배에서 은혜 받을 수 있어
아이들 말 안 듣는다? 잘 놀아주는 사람 말 잘 들어
양육은 결국 하나님이 하실 일, 우리는 씨앗 뿌려야
신혜원·신보원 박사의 유아·유치부 교사 가이드북 <네? 주일학교 교사를 하라고요?>의 중심은 '주일학교 상황별 가이드'이다. 1장 '준비하기'부터 맞이하기, 찬양, 예배, 공과, 가정을 거쳐 7장 '행사'까지 각 분야별로 여러 상황을 제시하고, 상세하게 가이드를 해주고 있다.
여기에 부록에서는 부활절과 어린이날,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등 교회 절기 및 주요 행사를 위한 팁과 함께 비대면 시대 유아유치부의 온라인 모임을 위한 팁을 제시하고, 연령별 어린이 추천 도서도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을 추천한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는 "사랑과 믿음을 바탕으로 한 섬김, 유아기에 대한 지식과 아이들과의 상호작용 방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처음 주일학교를 섬기는 선생님과 교역자의 고민을 해결해 줄뿐더러 주일학교 아이들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예배 태도 형성을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현 목사(청암교회)도 "유아유치부는 주일학교 부서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다음 세대 사역을 보통 모판이라고 하는데, 유아유치부에서 잘 키워 올려보내 줘야 주일학교 전체가 튼튼해진다"며 "아직 의사표현도 정확하지 않은 어린 유아들이 처음 교회에 왔을 때 교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말해주고, 엄마 품에서 선생님 품으로 어떻게 인도함을 받을지 알려주는 등 책이 매우 실제적"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신혜영·신보원 박사와의 두 번째 이야기.
네? 주일학교 교사를 하라고요?
신혜영·신보원 | 생명의말씀사 | 136쪽 | 12,000원
-교사도 그렇지만, 일부 부모들도 주일학교를 단지 '내가 예배드릴 시간에 아이들을 맡겨놓는 곳'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신혜영: 저희 교회에서는 영아나 유아 시기 아이들은 처음 오면 부모들과 함께하는 적응 기간이 있습니다. 중간에 오더라도 최소 한두 번은 함께 예배드리도록 합니다. 맡겨만 놓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몰라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이들도 찬양하고 설교 듣고 공과를 합니다. 그리고 어른들도 유아부·유치부 예배에서도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몇 번 참석하면 주일학교 예배에 대해서도 알고, 자녀들이 어떻게 참여하는지도 알게 됩니다. 집에선 얌전했는데 교회에선 활발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아이와 주일학교에서 1년 동안 함께 예배드리다 보니, 교사들의 큰 수고가 보여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말씀하신 부모들의 그런 마음을 무조건 돌리려 하기보다, 주중 문자나 심방 전화를 꾸준히 했습니다. 처음 한두 달은 귀찮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진심은 통했습니다. 과하지 않은 선에서 기도제목을 보내 달라고 하고, 답이 오지 않아도 제 기도제목을 써서 보내거나 아이들이 예배드리는 영상도 보내드렸습니다.
교사가 예배와 공과공부 동안 있었던 일들을 부모님들께 한두 가지 알려드리면 관심을 가지십니다. 한 학기 정도 지나면 부모들이 신뢰하시고, 아이들을 그냥 한 시간 맡아주는 게 아니라 '믿음의 멘토'로 봐 주십니다. 저는 아이의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문자나 선물을 드릴 때 '영적 멘토가 되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표현을 꼭 씁니다.
부모들이 유아 교육의 중요성을 모르면, 알려주셔야 합니다. 주일학교에 오는 건 아이들이지만, 부모 교육도 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부모를 모셔놓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교사의 행동과 말 같은 것들 하나하나가 모델이 됩니다.
신보원: 부모 교육은 비대면으로도 가능합니다. 교사와 부모는 매주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이지만, 줌으로 모이는 예배라면 부모와 함께 드릴 수 있습니다. 비대면에서 불가피하게 사용했던 장비들을 필요할 때 역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초반 적응 기간에도 부모와 함께 소통하고, 일상적 소통 외에 다같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 필요도 있습니다. 교회의 방향성과도 함께해야 하고, 사역자들의 의지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신혜영: 저는 비대면 상황에서 온오프 블렌딩 교육을 주제로 논문을 썼습니다. 대면으로 놀이 방법을 배우고, 매주 교육받으러 나오기 힘드니 온라인으로 가정에서의 놀이 사진이나 영상을 올려달라고 했습니다. 미션 수행 등을 좋아할 시기이므로, 비대면으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작은 미션을 부여하면 어떨까요.
그 결과물을 교사에게만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주중에 한두 가정이 모여 미션을 함께 수행하고 소그룹에서 서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단 경쟁이 돼선 안 되고, 전시회처럼 함께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믿음이 1-2년 지나면 바로 생기는 게 아니라 함께 손잡고 가야 자란다는 것을 부모님도 아실 것입니다. 코로나가 오히려 비대면을 친숙하게 해줬는데, 대면 예배와 함께 잘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신보원: 예전에는 어머니들과 주로 소통했는데, 요즘엔 아버지들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들도 온라인으로 참여시킬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어쩔 수 없이 온라인을 고민했다면, 이제 필요한 부분을 끌어쓸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그렇지만, 교회에서 훈육과 용납의 선을 어떻게 나눠야 할까요. 분위기를 해치는 등 정도가 심한 아이들이 고민입니다.
신보원: 전공자가 아니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마음이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바르게 앉아' 하고 힘으로 누르면 듣는 아이들이 있지만, 더 위축되는 아이들도 있고 그러든 말든 자기 길 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웃음).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고치는 건 세게 이야기할수록 듣겠지만, 아이들은 잘 놀아주는 사람의 말을 가장 잘 듣습니다.
놀이를 하면서 통했던 사람,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 말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개인적으로 친해지면 집단 시간에 말했을 때도 잘 듣습니다. 평소에는 소통이 없다가 집단 시간에만 말하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사실 말 안 듣는 아이들 중 매력적인 아이들이 많습니다. 보통 순종적인 아이들을 예쁘고 착하다고 평가하지만, 딴짓 하는 이들은 분명한 자기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해지고 내 편으로 만들면 더 재미있고 매력적이라고 할까요? 평범한 친구들에게도 매력이 있지만, 아주 위축돼 있어 표현하지 않는 친구나 너무너무 활발한 친구도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이들 수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려는 노력도 해 보세요. 아이들은 어른이 그들을 '집단'으로 바라보고 하는 말은 잘 듣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관계를 맺으면, 이런 행동은 이래서 하고 저런 행동은 저래서 한다는 것이 다 보입니다. 눈높이를 맞추면 보이는 것들이 많은데, 튀는 아이들은 문제아처럼 봅니다. 사랑과 기도로 해결이 안 될 때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신혜영 박사는 "저처럼 여러분도 언제 어디서 '교사'의 부르심을 받을지 모르지만, 절대 당황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
신혜영: 저도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당황할 수 있지만 저 같은 경우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하고 생각합니다. 나 같은 사람도 구원해 주셨는데 예수님은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를 생각해야 합니다. '얘는 왜 이러지'보다 참 귀한 한 명 한 명의 영혼으로 보면 각자의 컬러가 보일 것입니다.
그러면 기도하게 됩니다. 왜 저런 어려운 모습이 보일까 하고 기도하다 보면, 해결해 주고 싶어집니다. 저는 부모가 거부하지 않을 때는 주중에도 아이들에 대해 묻고 싶어 연락을 드렸습니다.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대하면, 부모도 그 노력을 알 것입니다.
쉽게 혼내기보다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이해하고 다가가면, 단순히 미워해서 혼내는 게 아님을 아이들도 압니다. 부모님들도 마음을 열고 도와주십니다. 관계를 형성하며 여러 기술들에 관심을 가지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번 책에서 공과 시간이나 교육이 어려운 아이들에 대해 조금 다룬 이유도, 교사들이 어려워하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신보원: 아이들이 교회에서 주도적으로 무슨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주인공 되는 모임이 없다고 할까요. 하지만 기회를 주는 놀이나 모임을 하면, 아이들의 피어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래서 소그룹이나 작은 교회 주일학교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주제로 모임을 해보고 싶습니다.
-코로나 비대면 시대에 가장 어려워진 것 중 하나가 다음 세대 신앙교육입니다. 온라인으로도 태도나 신앙이 전수가 됐나요.
신보원: 저희 교회는 예배의 경우 기존 녹화 영상을 사용하고, 공과를 온라인 줌으로 진행했습니다. 보통 공과 시간은 독립된 공간이 없어 시끄럽고 산만합니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하니 우리 반만 모여서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산만하지 않고, 집중도가 높았습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친밀감이 덜하다는 것입니다. 이 시기에는 한 번 더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신보원 박사는 "아이들을 더 잘 사랑하고 싶지만 방법을 알지 못해 토요일 밤마다 마음에 부담을 느끼시는 주일학교 선생님들을 볼 때면, 작은 도움에도 큰 안도감을 느꼈던 그때의 제 마음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
이번에 3년 만에 대면으로 여름성경학교를 했는데, 아이들이 비대면 때보다 훨씬 좋아하고 행복해 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팀 활동으로 물놀이도 했습니다. 저희는 둘 다 모태신앙이 아니라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들을 어린 시절에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신혜영: 그런 스킨십이나 직접 해줄 수 있는 일을 못해줘서 아쉽지만, 장점을 취해서 연구하면 더 좋은 방안들이 나올 것입니다.
-아동학자로서 근본적·구조적으로 주일학교에 바뀌었으면 하시는 점이 있을까요.
신혜영: 교회 전체적으로 다같이 모여 아이들 이름을 불러가면서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기도하고 보람을 느끼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 교사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일도 필요합니다.
한 번 연습해 보고 하면 쉽지 않습니까? 실제로 역할놀이처럼 교사와 유아 역할을 나눠서 미리 해 본다면, 집에서 책만 보고 혼자 하는 것과는 다를 것입니다. 주일학교가 있다는 것 자체로 만족하지 말고,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교회 구성원 모두 함께해야 합니다.
그리고 영아·유아·유치부가 약간 비슷하다 보니 뭉뚱그려서 함께 예배드리는데, 가급적 연령별로 나누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세부적 발달 단계를 나눠서 예배드린다면 아이들도 교사들도 좋을 것입니다. 제도적으로는 그런 부분을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신보원: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때, 전달 방식을 쉽게 해야 한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한다면, 말투를 '뽀미언니'처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쉽게 해야 합니다. 유치부와 초등부가 함께 있다면, 초등학생들은 유치하다고 할 것입니다.
메시지가 짧고 분명하고 이해하기 쉬우면, 오히려 어른들도 유치부 예배 가서 은혜받는다고 합니다. 함께 있는 경우 수준 차이는 공과에서 풀어주고, 예배는 쉽게 하시면 됩니다. 말투를 어리게 하는 걸 잘하는 거라고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끝으로 자신이 주일학교 교사를 할 깜냥이 되는지 망설이는 분들께, 그리고 교사를 하고 있지만 잘 하고 있는지 회의가 드는 분들께 도움이 될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신보원: 결국 저희 이야기의 큰 두 가지 주제가 사랑(기도)과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지만 재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께는, 사랑을 갖추고 계시니 기술만 조금 보완하시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사를 하고 있지만 회의가 드신다면, 본인 신앙이 먼저 회복돼야 하니까 접근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말씀드리면서도, 자칫 전문가들만 교사를 할 수 있다고 여기실까봐 조심스럽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고, 우리는 씨앗을 뿌릴 뿐입니다. 너무 걱정하실 필요가 없고, 아까 말씀드린 '보상'도 큰 시기여서 보람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신혜영: 저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첫사랑을 떠올렸습니다. 첫사랑은 서툰 법이잖아요(웃음). 서툴지만 가장 진하게 기억에 남는 관계입니다. 아이들의 첫 '믿음의 멘토' 역할을 하는 첫사랑이니, 두렵고 서툴고 떨리지만 첫 발을 내디뎌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 사랑을 경험하셔야 두세 번째도 생기니, 꼭 해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첫 선생님일 수 있어, 의미 있는 연령대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