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고교 풋볼 경기 후 경기장에서 기도했다는 이유로 코치를 처벌한 것은 잘못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7일 연방 대법원은 ‘케네디 vs 브레머튼’ 사건에서 워싱턴주 브레머튼 학군이 조 케네디 고교 풋볼 코치의 종교 자유를 침해하여 차별했다고 6 대 3으로 판결했다.

다수 의견서는 닐 고서치 대법관이 작성했으며,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클래런스 토마스, 에이미 코니 배럿,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의견을 같이 했다.

고서치 대법관은 코치가 “학교 직원들이 자유롭게 친구와 대화하고, 식당 예약을 요청하고, 이메일 확인, 다른 개인적인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시간에 기도했다. 그는 학생들이 다른 일에 몰두할 때 조용히 기도를 드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머튼 학군은 이유 불문하고 그를 징계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수정헌법 제1조의 종교자유 행사와 표현의 자유 조항은 모두 케네디 씨와 같은 표현을 보호한다”며 “헌법과 우리 전통의 가장 훌륭한 점은 종교적 혹은 비종교적 견해 모두에 대해 검열과 억압이 아닌 상호 존중과 관용을 권고하는 것”이라 전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케네디는 “너무나 굉장한 일이다. 내가 원했던 건 동료들과 함께 경기장으로 복귀하는 것이었다”며 “대법권과 뛰어난 법무팀, 지지해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기나긴 싸움을 통과하며 우리 기도에 응답하시고 가족을 지탱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케네디의 법적 대리를 맡은 퍼스트리버티(First Liberty)는 이번 판결이 “케네디 코치와 모든 미국인의 종교 자유의 승리”라며 환영했다.

퍼스트리버티 사장 겸 수석 고문인 켈리 셰켈포드는 성명에서 “우리 헌법은 모든 미국인이 해고될 염려 없이 공개적으로 기도하는 것을 포함해 사적인 종교적 표현에 참여할 권리를 보호한다”며 “대법원이 헌법과 법이 항상 말해온 것을 인정해 준 데 감사하다. 미국인들은 대중 앞에서 자유롭게 그들의 신념을 관철할 자유가 있다”고 전했다.

케네디를 2015년부터 변론한 폴 시멘트 변호사는 “7년의 긴 시간 후 케네디 코치는 마침내 자신이 속한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이는 케네디 감독과 수정헌법 제1조의 위대한 승리”라고 극찬했다.

반면, 민주당이 임명한 진보 성향 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스티븐 브라이어,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 등 3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관 3명은 “이 법원은 학교 관계자의 기도 인도가 헌법상 불허용 됨을 일관되게 인정해왔다”며 “공식적으로 인도하는 기도는 국교금지조항과 종교 자유 조항에 담긴 학생과 학무보의 종교 자유를 위한 헌법적 보호의 핵심을 뒤흔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이 “학교와 그들이 섬기는 젊은 시민들, 그리고 교회와 국가의 분리에 대한 우리 국가의 오랜 약속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케네디는 고등학교 미식축구 경기가 끝난 뒤, 종종 50야드 선에 서서 팬들과 학생들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5년 브레머튼 학군은 경기 후 경기장에서 기도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고, 그가 기도를 중단하기를 거부하자 코치직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2016년 케네디 코치는 자신의 종교 자유가 침해당했다며 학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제9순회 항소법원의 3인 재판부는 교육구의 손을 들어줬고, 2019년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심리를 거부한 뒤 하급 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2021년 3월, 밀란 스미스 주니어 판사를 포함한 제9순회 항소법원 재판부는 또 다시 만장일치로 케네디의 패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9월 퍼스티리버티는 다시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1월 대법원은 케네디의 항소를 받아들여 지난 4월 말에 항소심 구두 변론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