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37회 영성학술포럼 기도회 및 발표회가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김영한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 MZ 세대를 위한 기독교의 새로운 태도 전환: 8가지 접근 방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영한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은 포스트모던 첨단기술 사회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SNS), 그리고 메타버스(metaverse)로 인해 이뤄지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라며 "초연결사회에서는 인간 대 인간은 물론, 기기와 사물 같은 무생물 객체끼리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상호 유기적인 소통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러한 가운데 그 중심의 MZ세대는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중반에 태어난 오늘날 20-30대"라며 "첨단 기술이 중요시되는 시대에서 MZ세대는 첨단 기술을 추구하고 행사하면서도 이를 넘어서는 인간의 인격성을 추구한다. 인간은 물질이나 첨단 기술이나 지고의 기능인으로 그 존재가치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MZ세대는 인공지능 시대 내면적 존재 불안을 전혀 외면할 수 없다. 인터넷과 SNS, 그리고 메타버스(metaverse)에 보다 익숙한 디지털 원주민은 초모방적 시대 속에 살아가는 자신의 문제에서 비껴나갈 수 없다"며 "초월성이 부정된 세속세계 속에서 MZ세대가 교회에서 멀어졌다면, 교회가 MZ세대의 내면 불안과 두려움을 진지하게 다루지 못하고 단지 종교적인 일에만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영한 원장은 "한국에는 6백만 MZ세대들이 있으나, 교회 주일학교 70%가 사라지고 있다"며 "교회가 정체성을 타협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부정적 해체주의나 세속주의에 휩쓸려갈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긍정적 특징인 종교 아닌 하나님 추구, 의미 추구, 관계 중요시, 진실성 추구, 체험 중요시, 신비 추구, 다양성 추구, 여정 중요시를 복음의 정체성으로 해설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포스트모던 해체주의는 실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는 '모든 것이 스토리에 불과하다'는 극단적 포스트모던 입장"이라며 "여기에 신자유주의 시스템은 디지털 심리정치를 이용해 개인들의 심리를 착취한다. 전통 종교란 디지털 감옥 속에 폐쇄돼 버리고, 윤리와 도덕, 전통의 보편적 실재와 효능성 등 전통적 기독교의 초월적 가치관도 부정당한다"고 했다.
이러한 가운데 그는 8가지 기독교 선교 전략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①종교보다는 하나님 강조 ②성취보다는 의미 강조 ③일보다는 관계 강조 ④수월성보다는 진실성 강조 ⑤논리보다는 체험 강조 ⑥해결보다는 신비 강조 ⑦획일성보다는 다양성 강조 ⑧목표보다는 과정 강조 등이다.
⑦에 대해 그는 "포스트모던 사회에서는 진리의 전체성이나 획일성이 아니라 다양성과 복수성과 상대성이 천명된다. MZ세대도 획일성보다 다양성을 추구한다"며 "기독교도 사실의 접근에 있어 획일적 태도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것을 천명한다. 진리는 하나이지만 진리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며 진리 해명의 길도 다양함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⑧에 대해서도 "MZ세대는 목표를 이루는데 과정을 중요시한다. 목표가 아무리 중요해도, 목표에 이르는 과정과 여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MZ세대의 가치관은 기독교의 복음이 가르치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는 수단이나 과정이 선하고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인공지능으로 초연결사회를 이뤄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인 21세기, 2020년부터 3년째 인류에 침범해 3억 인류를 감염시키고 6백만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데우스를 꿈꾸는 인류에 대한 인류에 대한 창조자의 경고"라며 "기독교는 MZ세대에 위 새로운 8가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교회의 본질 회복이 MZ세대가 예수님을 믿고, 교회 공동체에 올 수 있는 답'이라는 처방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일치한다"고 했다.
▲정일권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
◈이성애는 가짜뉴스, 동성애는 진짜뉴스?
이후 정일권 박사(전 숭실대 초빙교수)는 'MZ세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 역할: 문화철학적 관점에서' 발표를 통해 MZ세대를 문화철학·심리정치학 관점에서 바라보며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등을 쓴 유발 하라리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정일권 박사는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신이 된 인간, '호모 데우스(Homo Deus)'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주장했는데, 여기서 어떤 불교적 관점을 보게 된다. 유발 하라리는 은유가 아닌 문자적 의미에서 인간은 인공지능 등을 통해 신이 된다고 주장했다"며 "그는 과학기술이 인류가 처한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위대한 도전이고, 유대-기독교적 의미에서의 신(Gott), 돈, 실재, 이성애 등은 모두 픽션이자 스토리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정 박사는 "유발 하라리는 성경도 '오래된 가짜뉴스(Fake News)'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거의 모든 것은 스토리에 불과하고 픽션이라고 주장하지만, 자신의 동성애나 불교 명상은 실재와 과학적 사실처럼 말하고 있다"며 "그의 주장대로라면, 동성애 혹은 동성혼도 스토리와 픽션에 불과하다. 불교 명상도 본래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실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목적이 아니라, 실재가 '공(空)'함을 깨닫기 위한 일종의 '정신적 희생제사(mental sacrifice)'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랜스휴머니즘 혹은 포스트휴머니즘 담론에 기초하거나 그런 맥락에서 유발 하라리도 '호모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업그레이드'를 주장하지만, 그 신이 된 인간은 하라리 자신이 '신비로운 존재'로 말한 빅뱅을 발생시킬 만한 창조자는 되지 못한다"며 "니체-하이데거,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에서 사용되는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 담론에 담긴 반휴머니즘적 차원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양혜원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
◈관계와 소통 요청 시대, 삼위일체론의 역할
또 신학적 관점에서 곽혜원 박사(21세기교회와신학포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 MZ세대를 세우기 위한 21세기 시대적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곽혜원 박사는 "그동안 기독교 신학은 과거 세 차례의 산업혁명 시대에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분적 실패를 경험했다. 특히 한국 교계와 신학계는 기술에 대한 신학적 무관심과 무지로, 기술에 대한 공포(기술 디스토피아) 또는 열광(기술 유토피아)의 모순적 현상이 팽배했다"며 "기독교가 과학과 문명에 등지고 복음을 전한다면, 새로운 시대에 그 복된 소리(the gospel)가 들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곽 박사는 "사실 기독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리더십을 가질 만한 인프라가 이미 구축되어 있지만, 교회 교육과 신학 교육을 책임지는 지도자들이 아직 깨어있지 못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교계와 신학계는 기독교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先導·善導)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 2천 년 역사에서 전통 신학이 기독교의 정체성(Identität)에만 관심을 기울이다 세상에 대한 기독교의 관계성(Relevanz)을 도외시하는 우를 범한 데 반해, 자유주의 신학은 세상과의 관계성에 몰두하다 기독교의 정체성을 희생시키는 오류를 범했다"며 "그러므로 항상 기독교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붙들면서도, 급변하는 세상에 대한 기독교의 관계성을 견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곽 박사는 "비인간화로 치달을 수도 있는 최첨단 과학기술 문명 속에서 관계와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현 시대, 삼위일체 교리는 21세기 기독교 신학에 많은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며 "관계와 소통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세 위격(성부·성자·성령)께서 사랑의 사귐, 영원한 자유, 평등한 관계 속에 일체를 이루심을 가르치는 삼위일체론은 많은 실천적 가르침을 준다"고 말했다.
곽혜원 박사는 "인간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특별한 존재이고 디지털 기술은 인간이 창출한 것이므로,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발전과 피조물을 위해 선하게 기여할 수 있도록 기독교 신학은 올바른 방향 설정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적을 두려워하지 말고 공부해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과 대결하거나 맞서기보다, 오히려 이를 잘 선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관표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
◈십자가 중심의 하나님 나라 윤리 필요
윤리적 관점에서 이관표 교수(한세대)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4차산업혁명을 거쳐 포스트휴머니즘으로 진입하고 있는 주체로서의 MZ세대, 그리고 그 앞에 놓인 미래 윤리의 과제들'에 대해 발표했다.
이관표 교수는 "MZ세대는 단순한 전통의 거절이 아니라 전통과 새로운 질서 모두를 비판적으로 고찰해, 새 시대에 알맞은 질서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자유를 갖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자유는 동시에 내가 하나님에 의해 피조됐음을 잊지 않은 자유여야 하고, 이를 통해 나의 생명과 존재가 다른 이들의 희생에 의해서만 가능함을 잊지 않는 자유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포스트휴먼 주체로서 모든 차이를 거절하는 세속적 강요에 맞서 오히려 차이를 횡단하되, 그 차이를 말소시키지 않고 새로운 상생과 평화의 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십자가 중심의 윤리, 하나님 나라의 윤리를 자신 안에 품을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도 세상은 불확정성과 불확실성을 MZ세대의 주체성으로 강요하지만,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이 어두움에서 빛은 밝게 빛나고, 어두움은 빛을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전했다.
이후 세 발표에 대해 문화철학적 관점 박태현 교수(총신대), 신학적 관점 이승구 교수(합동신대), 윤리적 관점 이상원 박사(총신대)가 각각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