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로 하반신 장애, 재활원에서 신앙 가져
바이올리니스트로 미국 유학길 올라 지휘 도전
발달장애 청소년 하트하트 오케스트라가 연주
차인홍 교수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며, 이날 연주도 발달장애 청소년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가 맡아 감동을 줬다.윤석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지휘를 맡은 차인홍 교수(美 라이트주립대학교)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차마에(스트로)'로 불리는 차인홍 교수는 크리스천이다. 우리나라 장애인 최초로 미국 음대 교수에 임용된 바이올리니스트 겸 마에스트로가 된 인물이다.
6.25 직후인 1958년 태어나 두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하반신 장애를 갖게 됐지만, 재활원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기적처럼 바이올린을 배우게 되면서 초등학교 졸업장뿐이던 그는 미국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어 장애가 '장애물' 되지 않는 미국에서,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자신의 노력과 주위의 도움으로 그는 미국 여러 대학에서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바이올린 교수 겸 대학 오케스트라 지휘자에까지 올랐다.
"그분은 내 인생의 오케스트라를 구성하시어 나를 바이올리니스트로 앉히시고, 한 사람 한 사람을 불러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심벌즈의 자리에 앉히셨습니다. 그런 우리가 연주하면서 소리를 낼 때 서로의 소리를 돕도록 인도하셨고, 각자 그분의 지휘를 바라보며 그분과 한 마음 되도록 하셨습니다.
그렇게 그분과 내가, 또 우리가 한 마음이 되어 연주하다 보면 각각 가장 좋은 소리를 내면서도, 서로의 소리를 가장 잘 도울 수 있습니다. 완벽한 능력도 있지만 아름다운 성품도 함께 지니신 어메이징 마에스트로. 그 하나님께선 우리에게도 그런 모습을 닮아가라 하시는 듯합니다."
▲미국인들은 그의 '휠체어'가 아니라 '지휘봉'만을 바라본다고 한다. ⓒ출판사 제공 |
차인홍 교수는 자신의 이야기를 <휠체어는 나의 날개(마음과생각)>라는 책으로 출판한 바 있으며, 출간 기념으로 본지와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당시 차 교수는 "어린 시절에는 '하나님께서 저를 왜 이렇게 만드셨나' 원망 비슷한 것도 많이 했지만, 신앙생활을 계속 했음에도 '왜 하필 나만 이렇게 됐을까'를 생각했지 '하나님께서 나를 이렇게 (장애인으로) 만드셨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이렇게 된 것도 하나님 뜻이 있었고 그래서 더욱 세워주셨구나 깨달았다. 좌절의 구렁텅이에 빠질 틈이 없었던 건,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사람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차인홍 교수는 "힘들고 막막한 순간마다, 막연하지만 뭔가 희망적인 미래가 있을 것 같은 긍정적인 마음이 있었다. 타고난 성격도 있었겠지만, 누군가의 사랑과 보살핌이 늘 있었던 게 가장 큰 힘이었다"며 "하나님께서 저를 그렇게 보살펴 주셨다고 믿는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