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가톨릭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이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주교들이 침묵하고 있다며, 인도 가톨릭 주교회의(CBCI)에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정의와 평화를 위한 종교포럼(FRJP)’은 최근 오스왈드 그라시아스 CBCI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인도 주교들이 힌두 극단주의의 박해에 직면한 종교적 소수자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서한은 초교파 기독교 단체인 ‘유나이티드 크리스천 프론트(UCF)’가 인도 기독교 박해 보고서를 발표한 지 몇 주 만에 발송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은 인도 기독교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해’이며, 기독교 공동체 대상 폭력은 486건에 달했다.
UCF는 전국에서 집계된 대부분의 사례에서 “종교 극단주의자로 구성된 자경단 폭도들이 기도 모임에 난입, 강제개종에 연루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을 경찰에 넘기거나, 그 전에 위협과 폭행을 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인 대상 공격률이 높은 이유가 경찰이 ‘처벌하지 않는(impunity)’ 탓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한은 특히 지난달 성탄절 전날과 당일에 기독교 기관을 대상으로 계획된 테러가 총 7차례나 발생했다며 “우리를 충격에 빠뜨린 것은 공식 교회인 CBCI 가 완전한 침묵을 지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독교 공동체와 이슬람 공동체 또는 기타 소수 집단에 대한 폭력은 토지법과 인도 헌법에 완전히 위배된다”라며 “이러한 행위에 대응하지 않으면 인도의 세속적 구조가 상실돼 인도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 또 인도 헌법 조문이 구상한 포용적, 민주적, 다원적인 인도가 영원히 소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럼은 가톨릭 지도자들이 “소수자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을 때 침묵하는 관중으로 남을 수는 없다”면서 “너무 늦기 전에 우리의 예언자적 역할을 수행하고 완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포럼은 인도 주교회의가 나렌드라 모디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정부의 종교적 박해 재발 방지와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을 촉구할 것을 요청했다. 또 주교회가 각 주의 정부 지도자들에게 제안서를 보내 기독교인 보호와 가해자 신상 공개를 요구하도록 당부했다.
또한 국가 또는 힌두 민족주의 단체에 의한 기독교인 공격에 신속히 대응하고, 피해자들이 법정에서 정의를 찾도록 법률적 지원을 촉구했다.
‘퓨템플턴 글로벌 종교 미래 프로젝트’에 따르면, 인도의 기독교인 수는 2%를 조금 상회하는 반면 힌두교는 약 80%를 차지하며, 이슬람교는 15%를 상회한다.
지난주 오픈도어스가 발표한 2022년 ‘세계 감시 대상국’ 리스트에서 인도는 기독교 박해 기준으로 세계 10위에 선정됐다.
오픈도어스는 인도가 “힌두 극단주의자들의 기독교인의 존재와 영향력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박해가 더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면에는 인도 기독교인과 종교적 소수자들은 인도에 충성심이 없고 자기주장을 고집하기에 척결되어야 한다는 이념인 힌두트바(Hindutva)가 있다”고 했다.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ICC)은 전 세계의 기독교 박해가 “2022년이 도래함에 따라 가속화되는 것 같다”면서 “올해가 작년만큼 폭력적인 해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