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관계자 "민원 빗발쳐 일 커져
재단의 선한 일 방해 의도 전혀 없다"
서울시에 의해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밥퍼'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가 18일 시 측과 2차 면담을 통해 합법적 협의점을 찾고자 대화한 사실과 함께 무거운 소회를 밝혔다.
최 목사는 18일 저녁 본인의 SNS를 통해 "어제 서울시의 고발에 따른 다일공동체의 두 번째 공식 입장을 쓰고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 조용히 침묵 속에서 기도했다. 도저히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밤새 분노와 격앙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먼저 내 마음속의 악과 독을 다 빼내도록 간구했는데, 비둘기같이 온유한 성령님께서 평안한 마음을 주셔서 오늘 찾아올 서울시 실무자 두 사람을 침착하게 기다렸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어제 첫 번째 면담 후 이번 밥퍼 재건축과 고발 건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검토하여 서울시장님에게 상세하게 보고를 드렸고, 조속히 합법적인 협의점을 찾아서 밥퍼가 계속될 수 있도록 실무자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하라는 시장님의 특별 지시를 전달받았다며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믿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밥퍼 재건축을 추진했던 배경과 고발까지 이어진 경위에 대해 서로 오해한 것도 솔직하게 나누며, 담당 부서에서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과 절차를 무시하고 고발까지 한 담당 공무원의 성급함과 경솔함에는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
실제 서울시 공무원 역시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증축 소식에 (혐오시설을 철거하라는) 주민 민원이 빗발쳐 일이 커졌다"며 "서울시에서 언론에 먼저 퍼뜨려 재단을 나쁘게 몰아갔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과 다르고, 민원을 해소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안을 강구하기로 노력했다. 재단에서 하는 선한 일을 방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었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그럼에도 이 일로 너무 크게 상처받은 제 마음은 잠시 격앙되어 큰 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이내 진정할 수 있었던 것은, 자꾸 '선한 능력으로'란 찬양이 맘속에 차올라 왔기 때문"이라며 "덕분에 서울시와 원만한 합의로 밥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진행하고, 시장님과 저와의 만남도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의견에 서로 공감하고 약속하고 돌아갔다"고 했다.
이어 "저는 금번 일이 선한 일이라 자랑하지도 않지만 부끄러운 일이라 여기지도 않음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분명히 이야길 했다.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와 한숨에 보다 더 귀를 기울이는 공무원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부탁하였다"며 "저를 경찰에 고발한 담당 공무원은 인사이동이 되어, 새롭게 부임되어 저를 찾아온 복지정책실장님과 어르신복지과 과장님의 겸손한 태도에 화해하고 너그럽게 용서하는 마음으로 길 밖에까지 나가서 배웅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목사는 "공무원들과 두 번째 면담을 마치고 문득 떠오르는 한경직 목사님의 말씀이 제 가슴을 가득 채웠다"고 했다. 고 한경직 목사는 그에게 "최 목사님, 누군가 칭찬하고 인정할 때는 거저 '아닙네다' 하시구레!", "누군가 비난하고 박해할 때, 억울한 일을 당할 때는 거저 '당연하디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진정한 예수님 제자입네다."라고 했다고. 최 목사는 "그 말씀이 오늘 다시 새롭게 제 영혼을 깨운다"고 했다.
이어 "가장 선한 방법으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하나님을 끝까지 믿고 의지하며 기도와 간구로 감사함으로 기도하며 본회퍼 목사님 기도시에 곡을 붙인 '선한 능력으로'를 거듭 거듭 불러본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0일, 시유지인 동대문구 답십리동 553 일대의 밥퍼 본부 공간에 대해 지난해 6월부터 무단으로 증축 공사를 실시해 왔다며 고발했다. 이에 최 목사는 이미 2009년 서울시(당시 박원순 시장)와 동대문구청(구청장 유덕열) 협의로 허가를 받고 사용해 온 건물이라고 반박했다.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전하는 '밥퍼' 다일공동체 행사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