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대표회장 1인 체제'와 '사무총장 연임' 건을 오는 20일 속회가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재차 추진한다. 한교총은 13일 오전 11시 상임회장단회의를 열고 정관개정 및 사무처 운영규칙 개정에 대해 만장일치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강석 대표회장은 회의에 앞선 브리핑에서 "정회 이후 빠른 정상화와 속회를 위해 노력했다. 교단 총무님들과, 문제를 제기했던 교단 총회장님과 차기 대표회장과도 긴밀히 대화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정관 등 규정과 관련된 법적 문제를 해소하고, 대화를 통해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고 전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는 당초 30분 정도로 예상됐으나 한 시간 가량 계속됐다. 회의 후 소 대표회장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회장단이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곧 총회가 있으니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1인의 대표회장을 통해 '원(One) 메시지'가 나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주요 결의 내용을 암시했다.
지난 정기총회에서 보고된 정관개정 수정안은 ①본회의 대표자는 대표회장/이사장 1인으로 함 ②현재의 공동대표회장제는 유지하되, 가군을 개편함(임원선임규정) ③대표회장/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선출함 ④회장단의 자격 확대(현직으로 한다. 단, 교단 추천을 받은 자로 할 수 있다) 등이다.
이는 기존 3인 공동대표 체제에서 사실상 단독 대표회장 체제로 변경되는 것이며, 이사회에서는 공동대표회장단 중 법적인 대표성을 가진 이사장을 선출한다. 신임 이사장은 1억 5천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기존 3인 공동대표에게 부과되던 발전기금은 1인당 2천만 원씩이었다.
또 대표회장 후보의 자격에서 기존 '회원 교단의 현직 교단장'을 '회원 교단의 추천을 받은 현직 교단장이나 교단장을 지낸 자'로 수정했다. 현직 교단장이 아니더라도 대표회장을 지낸 자는 누구나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혹은 이사장(단독 대표회장)에 도전할 수 있다.
정관개정안은 상임회장회의의 결의로 발의하고, 임원회에서 심의하여 총회에 상정한다. 총회에서는 재적 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가결한다. 원안과 수정안을 대차대조표 형식으로 안내해야 하는 게 관례이나, 지난 총회에서는 이 같은 준비가 미흡해 대의원들에게서 항의가 쏟아졌다.
▲소강석 대표회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대표회장이 독단적으로 무소불위의 권력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네 명의 공동회장과 함께 회의해 나가는 테이블 리더십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경호 기자 |
소강석 목사는 "정관 개정은 별다른 부칙을 달지 않는 이상 즉시 시행되는 것"이라며 "대표회장이 독단적으로 무소불위의 권력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네 명의 공동회장과 함께 회의해 나가는 테이블 리더십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세 명인 나라, 당회장에 세 명인 교회가 어디 있는가. (기존에는) 정부에서 초청하더라도 세 명이 가야 했고, 세 명이 다 의견을 내니 다양성은 있지만 통일성은 없었다"며 "공동회장단이 함께 논의해 나가되, 대사회·대정부 역할에서 대표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쟁점 중 하나인 '사무총장 연임'도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무총장과 관련된 사무처 운영수칙의 개정은 상임회장단에서 재적 과반수로 결의하고 즉시 발효되며, 총회는 보고사항이다. 이날 상임회장단 회의에서도 같은 결의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