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콘텐츠가 아니라 플랫폼이 중요해진 시대
콘텐츠, 구축·활용법 알면 성도들 적극 참여 가능
좋은 콘텐츠도 보지 않아... 직접 참여하게 해야
성도 한 사람 빅데이터 있어, 필요한 콘텐츠 제공
'위드 코로나19, 우리 함께 갑시다'라는 주제로 작은교회 목회자 대상 후속 세미나가 8일 오후 용인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11월 15일 세미나의 후속 세미나다. 새에덴교회는 당시 미래자립교회 450여 곳과 자립교회 100여 곳의 목회자들을 초청해 격려금 최소 100만원씩을 지원하고 코로나 극복 목회 노하우를 전수한 바 있다.
이후 참석했던 목회자들이 좀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법들을 알려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이번 후속 세미나가 마련된 것이다. 이와 별도로 1차 세미나에 참석한 광주 지역 목회자들을 주축으로 지역 작은교회 대상 한 별도 세미나도 자체적으로 열리는 등 '선한 영향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참석한 수도권 지역 목회자들은 직접 실습에 동참하면서 질문을 쏟아내는 등 열정적으로 강의에 임했다.
첫 시간에는 예장 합동 교회자립개발원 팀장 김태훈 목사(한주교회)가 '언택트 사역 노하우 실습'을 진행했다. 김 목사는 인터넷과 컴퓨터 활용 노하우가 부족한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천천히 하나씩' 함께 실습을 진행하면서 웹주보 만들기부터 기존 콘텐츠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안내했다.
▲김태훈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
김태훈 목사는 "이제 부흥의 시대가 왔다. (작은 교회도) 복음 하나로 대형교회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콘텐츠가 아니라 플랫폼이 중요하다. 콘텐츠는 이미 많다. 구축하고 활용하는 방법만 알면 목회가 재미있어지고 성도들을 적극 참여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 '문지방'이다. 문지방을 넘는 방법만 배우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대부분의 교회가 영상 미디어 시대를 맞아 각종 장비를 준비하지만, 요즘은 아무리 멋진 걸 보여줘도 보지 않는다. 지금은 직접 참여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네트워크 2.0 시대이다. 앞으로 대형교회에서 각종 플랫폼을 만들어, 성도들을 다 끌고 들어갈 수 있다. 우리 교회를 거치지 않고, 알고리즘이 그들의 플랫폼으로 이끌어 가 버릴 것"이라며 "새에덴교회에 감사하는 것은, 플랫폼을 만들어 성도들을 다 끌어모을 수 있지만 기꺼이 작은교회들을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목사는 "전에는 여러 플랫폼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유튜브에 모이지 않나. 결국 플랫폼 전쟁에서 이기는 하나만 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작은교회들은 어떻게 될까"라며 "유튜브 알고리즘은 큰 교회들부터 보여줄 것이다. 대형교회 시설과 음향, 화려한 영상 등의 플랫폼으로 은혜를 받다가, 우리 교회에 와서 은혜받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김 목사는 "하지만 우리는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알고 있지 않나. 그런 빅데이터가 우리에게 있기에, 성도들에게 필요한 콘텐츠들을 제공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직접 콘텐츠를 만들 필요도 없다는 점이다. 아무리 화려하더라도, 앞으로 성도들은 자신에게 맞는 곳으로 갈 것이다. 그래서 부흥의 기회가 왔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목회자들이 강사의 안내에 따라 웹 주보를 만들고 있다. ⓒ이대웅 기자 |
그는 "지금은 비대면 시대가 아니라, '선택적 비대면 시대'이다,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만난 성도들은 다시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 온라인에서 물품을 구입하지만, 명품을 사러 백화점에 가는 사람도 있지 않나. 내게 맞는 것을 찾으러 가는 것"이라고 했다.
또 "혹시 60대 이상 목회자들이 여기 오셨다면, 은퇴가 얼마 안 남았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이 시대 언어를 배우셔야 한다"며 "다음 세대도 중요하지만, 아직 인구 분포상 40대 이상이 가장 많다. 젊은 목회자들이 나이 드신 분들 대상 목회를 하기 힘들다. 100-120세까지 수명이 늘어날텐데, 그 분들이 요양원에 들어가더라도 복음이 필요한 것 아닌가. 이제 주님 부르시는 날까지 사역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목사는 간단한 비대면 소그룹 모임이 가능한 카카오톡 '페이스톡' 기능부터 웹주보와 맞춤형 가정예배 예시 등을 제공할 수 있는 구글 사이트 도구, 장비 없이 프레지를 활용한 영상 제작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렌드 등의 활용법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은퇴할 것인가? AI를 비서로 사용할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김 목사는 "메타버스 시대에는 직접 제작하지 않아도, 클릭 몇 번만 하면 콘텐츠를 만들거나 우리 것으로 끌어올 수 있다"며 "예수님과 바울, 모세 등의 얼굴이 스마트폰에서 '이모지 앱'으로 기본 제공된다. 예전에는 수천만 원씩 써야 했지만, 지금은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하는데 달렸다"고 이야기했다.
이후에는 새에덴교회 생명나무 상담센터 송진영 소장이 위드 코로나 시대 성도들 간의 소통법을 강의했고, (사)한국복지목회협의회 대표 장윤제 목사(경기 광주 청림교회)가 교회 내 플랫폼 '북카페 작은도서관'을 통한 관계중심 전도 방법을 소개했다.
작은교회 목회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강의 중간 잠깐 마이크를 잡은 소강석 목사는 "성도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불안해도 지도자가 버티고 서 있으면 아무 문제 없다"며 "어떤 교회는 정부가 비대면 하라고 하니 예배 안 드린다. 하지만 몇십 명 있더라도 목사님들이 굳건히 버티면 성도들은 떠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이 불안한 시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성도들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진정성과 순전성으로 나타나야 한다"며 "그것이 애간장이 녹는 마음으로 전달되면서도, 확실한 비전과 확신을 갖고 있으면 성도들은 결코 흔들리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강사 목사님 말씀대로 멘토링과 모듈링을 잘 하면 된다. 목사님들이 서 있는 그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라며 "원고를 빼곡하게 잘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 베푸신 은혜를 교회 안에서 확산시켜야 한다. 이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걸 보여주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