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을 만들었다면, 이제 목차를 만들어야 한다. 목차는 제목을 만들 때처럼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필자의 책은 독자들에게 '목차가 좋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 이유는 목차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목차가 80%다
독자의 손에 들리는 책이 되려면 제목, 표지, 목차가 중요하다. 김도사(김태광)와 권마담은 《김대리는 어떻게 1개월 만에 작가가 됐을까》에서 "책 쓰기는 목차가 전부다"라고 말한다.
필자도 목차를 중요시한다. 필자는 책의 제목을 본 뒤(표지 디자인은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반드시 목차를 본다. 목차가 필자의 책 구매를 결정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목차가 좋으면 서론과 결론까지 읽는다. 그러면 100% 책을 사게 된다.
필자가 목차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목차가 집의 기둥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차만 보면 어떤 책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필자는 목차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확신한다. 책을 처음 쓰는 사람은 목차를 몇 개 잡아야 하는지부터 묻는다. 그러나 목차의 개수보다 목차를 산뜻하게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목차는 보통 40여 개 전후가 적당하다. 그런데 책을 처음 쓰는 사람에게 목차를 40여 개 잡으라고 하면 당황해한다. 생각보다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40여 개나 되는 목차를 잡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은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목차 만들기 너무 힘들어요. 3주째 목차만 잡고 낑낑대고 있어요!"
이 말은 목차 잡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목차를 잘 잡기 위한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다른 책과 차별화될 뿐만 아니라, 세련되고 정교한 목차를 만들어야 한다.
유명 출판사는 한 달이면 원고가 1천여 개 들어온다고 한다. 그 중에서 채택되어 책으로 출간되는 원고는 극소수이다. 그 원고들이 채택되는 이유는 제목이 좋고, 소제목인 목차가 좋기 때문이다.
필자도 책 출간 의뢰를 받으면, 목차를 정하는 데 많은 힘을 쏟는다. 목차만 봐도 그 책이 어떤 책인지, 책에 어느 정도 정성을 쏟았는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필자는 최근에 책을 출간하면서 출판사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 "책의 제목을 잘 잡으시는데, 그 중에서도 목차가 좋습니다."
목차를 잘 잡는 비결이 있다면, 목차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책을 출간하려고 출판사를 방문했을 때, 목차에 관해 이런 말을 들었다. "책은 목차가 80%를 차지하니, 목차를 잘 잡아야 합니다."
그때 목차가 중요한 것을 처음 알았다. 최근에도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목차를 잡았다. 그 목차를 고치고 또 고치며 갈고 닦았다. 이처럼 목차가 아주 중요하다.
목차가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라면, 목차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일 충분한 이유가 된다.
책 제목이 독자의 선택에 결정타를 날리는 것이라면, 목차는 출판사가 책 출간을 결정하도록 만드는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목차가 책 출판의 80%를 차지한다는 말은 책을 쓰고자 하는 예비 작가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목차 잡기가 저자의 실력이다
글 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목차 잡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독자를 사로잡는 목차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 출판사 담당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목차를 쓰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원고를 투고해서 출판사 관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목차 잡기에 남다른 실력과 안목을 갖춰야 한다.
목차를 잘 잡으려면 매일 매일 자신을 제대로 채워야 한다. 만약 자신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면, 책 쓰기가 고역이 될 수 있다.
1800년대 영국의 사회비평가 존 러스킨(John Ruskin)이 이런 말을 했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다. 어느 날,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무엇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인생을 채우기 위해서는 하루하루를 채워야 한다. 인생을 채우듯 목차를 채워야 한다. 목차를 채우려면, 하루하루를 고민하는 날들로 채워야 한다. 하루하루를 채워가다 보면 목차 잡기의 실력자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루 1시간 책 쓰기》의 저자 이혁백은 책을 쓰고 싶지만 필력이 없다는 이유로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작가는 글솜씨가 좋아서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 쓰기를 통해 글솜씨를 키우고 필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됩니다. 담백한 문장력, 문법 등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들이는 시간에 누군가는 벌써 책을 몇 권 써서 운명을 바꾸고 있을 테니까요."
목차 만들기도 글쓰기와 같은 이치다. 목차를 하루하루 고민 가운데 채워가다 보면, 어느새 남과 차별화된 목차를 잡은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목차 잡을 때 세 가지를 신경 써라
목차를 통해 독자와의 소통이 시작된다. 그러므로 목차 잡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목차에는 아래의 세 가지가 담겨야 한다.
첫째, 내 콘텐츠가 담겨야 한다.
내 책의 목차에는 책의 콘텐츠가 총정리되어 담겨 있어야 한다.
둘째, 경쟁 도서와 차별화되어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책의 메시지와 장단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럴 때 경쟁 도서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책 쓰기는 경쟁 도서와 경쟁 관계이기 때문이다.
셋째, 당시의 트렌드가 반영되어야 한다.
책은 책을 쓸 당시의 문화와 트렌드가 적극적으로 반영돼 있어야 한다. 당시의 트렌드와 관련이 깊지 않으면 독자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문화와 트렌드가 반영될 때 독자가 공감과 지지를 표한다.
결국 책의 목차는 자기의 생각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경쟁 도서를 분석해 경쟁 도서보다 낫게 써야 한다. 그리고 당시의 트렌드를 담아, 타깃으로 한 독자에게 적확하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위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목차를 잡되, 한 번에 잡기보다는 여러 번에 걸쳐 잡아야 한다. 목차는 책의 콘셉트가 정해지면 잡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많이 고치고, 또 고쳐야 한다.
필자는 콘셉트를 잡으면, 목차부터 잡는다. 목차는 책 쓰는 분량의 3분의 1을 더 잡는다. 곧 60개 이상을 잡는다. 글을 쓰다가 콘셉트와 잘 맞지 않는 것을 빼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책을 쓰기 전부터 목차 모음집을 만든다.
책을 쓸 때는 목차 잡기에 집중해야 한다. 설교자가 설교 제목 잡기에 집중하는 것과 같다. '아트설교연구원'에서는 설교를 작성할 때 '제목 잡기'에 많은 힘을 쏟게 한다. 그 이유는 제목에 따라 설교 방향이 결정됨은 물론, 좋은 제목이 좋은 설교를 만들어내는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제목을 잘 잡기 위해, 회원들에게 좋은 문장이나 좋은 제목을 메모하게 한다. 이같이 유도하는 것은 제목이 겹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제목이 겹치면 청중의 관심도가 뚝 떨어진다. 이것은 책의 목차에서도 마찬가지다. 목차에 새로움과 낯섦이 없으면 독자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책이 될 확률이 높다.
목차가 책의 80%를 차지한다. 그러므로 목차에 자신의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목차를 잡을 때,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평소에 책을 읽다가 좋은 목차가 나오면 메모해 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의 제목을 참고하는 것이다. 목차 잡기에 최선을 다하되, 모방을 통해 창조를 만들어야 한다.
▲김도인 목사. |
김도인 목사
설교자에게 설교 글쓰기를 가르치는 치열한 설교연구가로 아트설교연구원 대표이자 아트인문학연구회 회장이다.
교인들로부터 '설교가 들려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듣고 지천명 때 독서를 시작해 10년 만에 5,000여권의 책을 읽었다.
매주 월, 목, 금요일 설교자들을 대상으로 '설교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김해, 순천 익산 등에서 설교 글쓰기를 강의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책 쓰기 코칭와 책쓰기 여행을 통해 그리스도인에게 책 쓰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설교는 글쓰기다/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목양』, 『언택트와 교회/글과길』, 『감사인생(이재영 목사와 공저)/목양』, 『나만의 설교를 만드는 글쓰기 특강/꿈미』, 『설교자,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글과길』,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이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출간한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가 있다.
매주 「크리스천투데이」에 매주 '아트설교연구원 인문학 서평'과 '아트설교연구원 설교'를 연재하고 있으며, 「목회와 신학」, 「월간 목회」, 「기독교신문」, 「교회성장연구소」 등에 글을 썼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과 함께 '아트설교 시리즈' 13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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