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12만3000명 이상을 대피시켰지만, 미국과 미국인을 도운 아프간 통역사 대부분이 낙오됐다고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이들 중에는 2008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조 바이든과 다른 두 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을 구출하는 임무에 참여했던 아프간 통역사도 포함되어 있다.
신문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대다수의 아프간 비자 신청자들이 대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13년 전 당시 바이든과 민주당 의원들을 태운 헬리콥터는 눈보라로 인한 기상악화로 아프간에 있는 바그람 비행장에서 20마일 떨어진 계곡에 비상 착륙했고, 미군 통역사였던 모하메드는 구조팀의 일원으로 이들의 구출을 도왔다.
지금까지 아프간 탈출에 실패한 모하메드는 30일 WSJ에 “바이든 대통령님, 저와 가족들을 구해 주십시오. 아프간에 남겨진 나를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호소했다. 현재 그와 가족들은 탈레반을 피해 숨어 지내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미군의 아프간 철군이 결정되자 2만 명이 넘는 아프간인들이 비자를 신청했다. WSJ는 이들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미 국무부는 아프간에 미국 시민 200명이 여전히 남겨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중에는 24명의 캘리포니아 주 학생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새크라멘토의 산후안 유니온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아프간을 방문했던 24명의 학생들이 돌아오지 못했다.
아프간에 남아있는 미국인 중에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임산부도 포함되어 있다. 그녀는 남편과 아버지와 함께 카불 공항에서 탈출하려다 탈레반 무장세력이 그녀의 배를 발로 걷어찼다고 폭스뉴스(Fox News)는 보도했다.
미국 인권 단체인 ‘국제 자유수호동맹(ADF International)’은 최근 성명을 통해 “치명적인 폭력의 표적이 될 극도의 위험에 처한 1만 명의 기독교인을 포함하여 아프간의 소수 종교 공동체의 심각한 곤경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미군 철군은 약 20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종식을 의미했으나, 최근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IS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 최소 1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대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국 싱클레어 방송사(Sinclair Broadcast Group)의 ‘더 내셔녈 데스크’에 출연한 ‘오픈더북스닷컴’의 최고 경영자인 아담 안드제프스키는 아프간 전쟁으로 인해 미국 납세자들이 830억불(한화 95조 7천억)을 지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