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침례교에서 운영하는 ‘뱁티스트 포스트’는 미국내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올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했던 가장 큰 이유는 “종교(Religious)”라고 분석한 최근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미국 공공종교연구소(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 PRRI)의 연구책임자인 나탈리 잭슨(Natalie Jackson)은 “트럼프에 대한 지지와 관련하여 히스패닉계 미국인들 사이에는 성별이나 연령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종교적 소속에 따른 분명한 차이는 있다”고 밝혔다.
PRRI의 웹사이트는 투표 출구 조사 결과로, 올해 히스패닉 유권자 중 3분의 1은 조 바이든 후보보다 트럼프를 선호했고, 플로리다 주에서는 10명 중 4명 이상이 트럼프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출구 조사에서는 미국의 히스패닉 유권자의 28%가 트럼프를 지지한 반면 올해는 35%가 투표한 것으로 나타나 확연히 증가했다.
PRRI가 발표한 ‘2020 미국인 가치관 조사’를 살펴보면 상당수의 히스패닉계 미국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잭슨은 이 자료를 토대로 “히스패닉계 개신교인 대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57%)와 경제 성과(58%)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반면 히스패닉 가톨릭 신자나 비종교인의 경우, 트럼프의 직무(가톨릭 27%, 비종교16%)와 경제 성과(가톨릭 42%, 비종교28%)에 대한 평가는 현저히 낮았다.
그는 “히스패닉계 개신교인과 가톨릭, 비종교인 사이의 차이는 설문의 많은 질문들을 통해 지속된다”면서 “특히 히스패닉계 개신교인들은 가톨릭, 비종교인들보다 ‘친 트럼프, 친보수, 친공화당’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파성만을 제외하면, 종교는 히스패닉계 미국인들 중 가장 큰 인구 통계학적 구분자(devider)이며, 많은 이들이 트럼프와 공화당에 동조하는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PRRI에 따르면 전체 히스패닉계 미국인 중 37%는 민주당, 25%는 무소속, 21%는 공화당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히스패닉계 개신교 신자들은 자신을 공화당원(32%)이며 보수적인 이념(39%)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 높았다.
이러한 인식은 히스패닉 문화권을 둘러싼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PRRI는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35%가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에서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장벽을 세우는 것을 지지하고 있으며, 히스패닉계 개신교인 중 48%가 이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히스패닉계 개신교인의 45%는 난민 입국 금지법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전역에서 히스패닉계 10명 중 6명은 트럼프가 백인우월주의 그룹을 부추겼다고 답한 반면, 히스패닉계 개신교인 중에서는 44%만이 이 의견에 동의했다.
이어 미국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 사건은 (트럼프와는) 별개의 사건이라고 답한 히스패닉계 개신교인은 비종교인보다 두 배(50% 대 22%)나 더 많았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는 히스패닉계도 성별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가 나뉘었다. 지역 매체인 ‘더 샬롯 옵저버(The Charlotte Observer)’에 따르면, 출구 조사에서 라틴계 남성들은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여성 유권자들은 바이든을 더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