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탈북자 리정호 씨가 “일부 사람들이 김정은 사후에 김여정과 김평일에게 (정권이) 넘어 간다고 예측을 하고 있는 것은 김일성 가문의 왕조체제를 정당화해주는 매우 옳지 못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6일 동아일보 특별기고에서 이 같이 말했다. 리 씨는 북한 김 씨 일가의 외화 조달과 운영을 책임지는 노동당 39호실 고위 간부였다가 지난 2014년 탈북한 뒤 미국에 거주하며 북한 독재 체제의 실상에 대해 고발해 왔다고 한다.
그는 “김 씨 가문이 북한을 돈 주고 산 것도 아닌데 왜 김여정이나 김평일이 차기 지도자가 되어야 하나”라며 “그것은 오히려 김 씨 가문의 왕조 체제를 정당화 해주는 반역행위가 되며 자유의 구속에서 해방되려는 북한주민들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차기 지도자는 반인륜적 만행을 저지른 김 씨 가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외부에서 떠들어야 북한 내부에서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며 “김 씨 왕조가 75년 저지른 반인륜적 만행은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 그래서 김정일과 김정은은 그 죄가 두려워 개혁, 개방을 하지 못하고 쇄국 정책을 계속 실시하였다”고 했다.
리 씨는 “지금 북한 고위층들도 김정은 체제의 잔인한 공포 통치와 억압에 증오와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나는 북한 엘리트들이 올바른 결정과 선택을 하도록 적극 지지하고 지원해주며 고무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나와 북한의 대부분 엘리트들은 김정은 사후에 합리적인 지도자가 들어서기를 바란다. 그 차기 지도자는 북한을 개혁, 개방하고 앞으로 비핵화문제나 통일문제도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걸출한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차기 정권을 잡은 지도자가 현명한 선택과 결정을 하도록 미국과 남한에서 이끌어 주어야 한다”며 “그는 과거 김씨 왕조의 반인륜적 만행에 대한 죄의식이 없으므로 가볍게 국제 사회에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비핵화 문제 해결과 통일에 대한 대화가 가능하며 단기간 내에 북한 경제를 성장시켜 인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의 차기 정부는 체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하고 주민들의 해방을 위해 기도하는 제17회 북한자유주간이 26일 새터교회(담임 강철호 목사)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북한자유주간은 오는 5월 2일까지 매일 유튜브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