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속에 전해지는 감동적인 사연들이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영국인 톰 무어(Tom Moore) 대위의 이야기도 그 중 하나다.
영국 베드퍼드셔주 마스턴 모어테인에 사는 육군 참전 용사인 톰 무어 대위는 자신의 암 치료를 돕고 엉덩이 뼈를 고쳐준 국민건강서비스(NHS)를 돕고 싶었다. 또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들과 병원 직원들을 격려해주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는 4월 30일 100세 생일을 앞두고 1,000파운드(약 153만원)를 모으기로 결심했다. 약 25m 되는 집 정원을 걸어서 한 바퀴 돌 때마다 10파운드씩 모금하는 식으로 100번을 돌기로 하고, 이 계획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몸이 불편했던 그는 보조기구를 이용해 마당을 돌기 시작했고, 모금과 관련된 소식이 SNS 등에 소개되면서, 그가 100바퀴를 다 돌았을 때 모금액은 500만 파운드(약 76억원)에 이르렀다.
무어 대령은 BBC에 출연해 “우리가 모은 동전 하나도 NHS는 아깝지 않게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웨일즈 포트 탈봇에 사는 8살 초등학생 리건 데이비스가 톰 대위의 100세 생일을 축하하며 NHS 모금 운동에 감사하는 동영상 카드를 보냈고, 모금 운동이 영국 전역으로 확대되어 무려 2,500만 파운드(약 380억 1900만원)까지 모이게 됐다.
맷 행콕(Matt Hancock) 영국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오늘 톰 무어 대위께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다. 대위님,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어 대위과 함께 모금 캠페인을 시작한 딸 한나 잉그램 무어(Hanna Ingram Moore)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영국의 시민들이 아버지를 지지해 준 데 대해 어떤 말로도 감사를 표현할 수 없다. 우리가 한 일은 보잘 것 없었지만, 지금은 자랑스러울 뿐이다. 난 그저 아버지와 계속되는 캠페인을 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아버지는 ‘할아버지, 이제 됐어요. 더 이상 하지 마세요’라고 말할 때까지 계속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무어 대위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100바퀴 돌기를 다 마쳤으나, 기대에 부응해 생일 때까지 100바퀴를 더 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보도한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바라건데 무어 대위가 이룬 일과 그의 애정을 통해서 우리 안의 노인을 향한 부정적인 관점이 바뀌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에베소서 2장 10절 ‘우리는 그의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 말씀과 같이, 아직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가능성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