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우리 교단에서 있었던 여 교역자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남자 목사님들의 모임에 비해 어쩐지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길이 없었습니다. 때 마침 저는 부흥에 관한 신선한 연구서와도 같은 김우현씨의 신간, ‘ 부흥의 여정’을 읽고 있었는데, 이 책에 계속하여 반복되어 등장하는 ‘ 베들레헴 코드’ 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세상을 뒤흔드는 위대한 부흥의 역사가 대부분 외견상 마굿간처럼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나 장소에서 시작되었다 해서 ‘베들레헴 코드’ 라는 것이지요.

전 세계적 부흥의 파장을 일으켰던 그 유명한 1904년 웨일즈 부흥은 25세의 광부 청년 이반 로버츠를 통하여 점화되었고 웨일즈 부흥이 처음 시작된 교회는 100명도 들어가지 못할 것 같은 헛간같이 생긴 작은 교회였습니다.

1905년 전 인도를 강타한 인도의 부흥은 라마바이라는 23세의 과부와 그녀가 이끄는 가난한 과부와 고아들의 모임인 묵티 공동체를 통하여 시작됩니다. 힌두교 신앙에 회의를 느끼고 진정한 신을 찾다가 그리스도를 만난 라마바이는 묵티 공동체를 설립하여 가난한 여성들과 고아, 과부들에게 음식, 옷, 쉼터, 교육, 직업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며 그들을 섬겼습니다. 라마바이는 그들과 함께 날마다 기도했습니다. "형식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진정한 구원을 받고 인도와 전 세계에 성령이 임하게 하소서." 6 개월 후인 1905년 6월 29일, 이 작은 기도자들에게 성령이 강력하게 임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부흥의 불길은 인도 전역에 뜨거운 불길로써 확산되어 나갔습니다.

다음 해인 1906년, 미국 땅에도 성령의 불길이 타올랐습니다. 이 부흥을 주도했던 윌리엄 조셉 시모어는 애꾸눈의 흑인이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인이 짐승처럼 취급하던 흑인에 의해 성령님은 이 땅에 임하신 것입니다.

성령 세례를 말한다 하여 교회에서 쫓겨난 시모어는 예배장소가 없어 빈민굴에 위치한 마구간으로 쓰이던 창고를 빌려 예배를 드립니다. 전 미국을 축복한 아주사의 부흥은 바로 이 말똥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창고 같은 교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상이 김우현씨가 열거하는 베들레헴 코드의 예들입니다. 이 외에도 유사한 예들을 얼마든지 우리는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 예수님을 뜨겁게 사랑하던 82세와 84세의 할머니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바라보며 부흥을 위하여 간절히 기도합니다. 던컨 캠벨을 보내달라 기도하던 두 할머니들의 기도는 하나님을 움직였고, 기도의 열매로 당대의 영적인 거장, 던컨 캠벨이 이 작은 섬을 방문하여 부흥회를 인도하였을 때, 하나님은 하늘을 가르고 이 섬을 방문하시며 온 섬을 축복하셨습니다. 1949년 헤브리즈의 부흥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성령님은 광부, 고아, 과부, 멸시받던 흑인, 힘 없는 노파등 그야말로 2000 년전 마굿간 풍경처럼 가난하고 낮아진 심령들을 통하여 이 땅에 임하셨습니다. 부흥을 갈망하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실은 우리가 마음을 보다 비우고 낮추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십니다. 하버드 대학의 성령 운동 연구자로 알려진 하비 콕스는 아주사의 부흥을 시카고 박람회와 비교합니다. 1893년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는 19세기에 대한 미국인의 긍지와 미래에 대한 미국의 자신감을 표현하는 최고의 행사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령님은 그 곳에 임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화재가 일어나 순식간에 잿더미로 화했습니다.

베들레헴 코드를 생각하며 그 곳에서 만난 소박한 여성 목회자들을 대하니 그 분들이 새삼 귀하고 그 모임이 소중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낮아진 심령들이 혼신을 다하여 눈물로 드리는 그 간절한 기도를 통하여 언젠가 성령님은 반드시 이 땅을 방문하시고 축복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글/ 이성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