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 뿐 아니라 기독교계도 극심한 좌우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좌우를 떠나 한국교회에서 가장 존경받았던 목회자 故 한경직 목사의 생전 설교들을 통해 이 같은 갈등 극복의 지혜를 찾아보려 한다.
애국운동 목표:
1. 남한이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는 것
2. 평화적으로 민주통일을 이루는 것
먼저 한경직 목사는 애국심과 국가관이 누구보다 투철했다. 한 목사는 1984년 3월 1일 로마서 9장 1절부터 5절까지를 본문으로 한 '신앙과 애국심'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사도 바울의 애국 애족의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바울이 누구보다도 자기 민족을 사랑했는데, 그 정신은 바로 그들의 심령을 구원하고자 하는 간절한 생각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따라서 애국애족의 그 정신은 복음을 전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목사는 우리 애국 운동의 목표에 대해 첫째는 우선 남한으로 하여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발전해서 참 모든 나라의 모범이 되게 하고, 또 둘째로는 꼭 평화적으로 민주통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공산주의의 문제점:
1. 유물론에 중독돼 종교 몰이해
2. 인류 역사를 계급 투쟁으로만 봄
3. 독재와 무자비한 투쟁
4. 도덕과 인격을 붕괴시킴
한경직 목사는 해방 후 북한 공산당의 박해를 피해 월남한 뒤 영락교회를 세웠고, 그와 같은 자신과 국가적 상황에 따라 공산주의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1947년 마태복음 4장 1절부터 11절까지를 본문으로 한 '기독교와 공산주의'라는 제목의 설교가 있다.
이 설교에서 한 목사는 공산주의의 문제점으로 첫째, 유물론에 중독되어 종교, 도덕, 예술에 대하여 전혀 몰이해하고, 둘째, 인류의 역사를 계급 투쟁의 기록의 연결이라고만 보며, 셋째, 계급 투쟁과 혁명을 통하여 전권을 얻은 후에는 독재하고 계급 없는 사회에 이를 때까지 무자비한 투쟁을 계속하고, 넷째, 도덕과 인격을 무너뜨린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한 목사는 "한 가지 기억할 것은 이런 사회에 자유는 전혀 없다. 아무런 자유도 없고 그저 일이나 시키는 대로 하고 주는 대로 먹는 사람을 옛날엔 종이라고 불렀는데, 공산사회에서만 인민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라면서 "또 이 공산사회에서는 계급이 없다고 한다. 천만의 말이다. 현재 북한에서는 미곡 공출을 시켜서는 일부는 공산당 간부에, 남은 부분은 공산당원에게만 배급해 주고 일반 인민에게는 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독재가 없는 공산사회를 이루려면 그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인민 각자가 서로 사랑하면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독재가 있어야 공산사회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공산주의는 종교나 도덕을 귀양 보낸 지 이미 오래다. 그러므로 독재는 반드시 계속된다"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 사상에 미혹하는 것은 돌로 떡을 만들어 먹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 사상이야말로 묵시록에 있는 붉은 용이다. 사람은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말씀으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주의의 핵심:
1. 개인의 인격 존중
2. 개인의 자유
3. 만인의 평등
한경직 목사는 1947년 12월 베드로전서 2장 1절부터 10절까지를 본문으로 전한 '건국과 기독교'라는 제목의 설교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해 밝혔다. 그는 지금은 독재주의와 전체주의를 시행하는 공산주의를 민주주의로 표방하는 시대이니 민주주의의 의미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그가 꼽은 진정한 민주주의의 사상의 핵심은 (여기서 큰 자막) 첫째로 개인 인격의 존중 사상, 둘째로 개인의 자유 사상, 셋째로 만인의 평등 사상이었다.
한 목사는 "이 사상의 근본은 바로 신구약 성경이다. 첫째, 태초에 하나님이 사람을 지으시되 그 형상으로 지었다는 그 신앙, 둘째, 그리스도 안에서는 누구나 분열이 없다는 그 신앙에서 온 것"이라며 "민주주의란 꽃은 기독교 문화의 밭에서만 아름답게 핀다. 그러므로 새 한국은 반드시 기독교가 그 정신적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신자의 의무
1.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나라 만들어야
2. 공의에 기초해 기독교적 국가 만들어야
요즘 기독교계의 정치 참여를 두고 정교분리에 대한 논란도 많은데, 한 목사는 1946년 로마서 13장 1절부터 7절까지를 본문으로 전한 '기독교와 정치'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이에 대해서도 밝혔다. 한 목사는 교회와 국가를 완전히 분리하는 미국과 네덜란드 같은 칼빈주의 국가를 예로 들면서, 그는 "주님께서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로'라고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 완전한 분리주의는 그리스도의 교훈에도 적합하므로 교회는 영적 범위 안에서 완전 자유할 것이며 간접적으로 국가의 정신적 기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경직 목사는 "개인은 신자인 동시에 또한 국민인 고로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국가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해 나갈 때 신자는 충성을 다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여기서 큰 자막) 첫째로 우리는 주권이 하나님께 있는 줄 알아 영광을 돌리는 경건한 명령에 순복하는 나라를 만들 의무가 있으며, 둘째로는 공의에 기초하여 기독교의 국가적 이상인 자유 평등 박애가 실행되는 국가를 만들 의무가 있다"고 했다.
기독교 정당에 대해서도 우호적이었다. 그는 "천고에 빛나는 진리를 파악한 우리가 철저한 사상교화 운동에 나서야 되겠다"며 "좀 더 주도성을 갖자. 십자가를 가지고 노동운동과 정치운동을 하자. 전후(戰後)에 각국의 기독교 민주당이 일어나 주도성을 가지고 활발히 움직이는 것을 보라. 일어나 일하자"고 했다. 더 나아가 그는 1945년 9월 우리나라 최초의 정당인 기독교사회민주당 결성을 주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