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하나님 일 하지만 얼마나 인간 중심적인가
자신들 지혜와 능력으로 교회 이끌 수 있다 생각
예수님과 동행해야 예수님 주인이신 교회 세워져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가 '예수님을 담임목사로 모실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SNS 칼럼을 4일 게재했다.
유 목사는 "2011년 교회 임원훈련 때, '우리 교회 담임목사를 바꾸자'는 제안을 했었다. 교회가 진정 예수님의 교회라면, '예수님을 담임목사로 모시자'는 취지였다"며 "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교회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좋은 교회가 목사의 강력한 지도력과 평신도들의 활동적 참여, 훌륭한 조직으로 세워지는 줄 아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회는 하나님께서 각 지체들인 교인들을 친히 모아서 이루신 예수님의 몸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교인들 스스로 자기가 원하는 교회를 찾아 모인 것이며, 교회는 목회자가 달성할 만한 성장 목표를 세우고, 교인들은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줄로 아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 이상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유기성 목사는 "교회에서 흔히 오고가는 대화들을 보면,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얼마나 자주 인간 중심적인가를 보여준다"며 "많은 목회자와 교인들이 자신들의 지혜와 능력으로 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유 목사는 "하나님께서 교회 안에서 심각한 분열이 일어나더라도 임무를 완수하기를 원하신다고 여기는 교인은 없겠지만, 한 그룹의 사람들이 하나님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반대하면 서로 미움으로 가득 차서 갈라지는 일이 흔히 일어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교회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원리는 '사랑이 제일'이다. 그러나 이 원리를 정말 믿고 그대로 실천하려는 교회는 참 드물다"며 "많은 교회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되려 하기보다, 뭔가를 자주 하려는 데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어떤 교인들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성경에 적힌 하나님의 뜻을 어긴 채 비도덕적·불법적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교회 현실이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예수님께서 진정 교회의 머리가 되셔야 한다고 깨달았지만, 선뜻 '예수님을 담임목사로 모시자'고 선언하지는 못했다"며 "기독교 역사상 그런 시도가 여러 번 있었으나, 소규모 수도원적 공동체 외에는 성공적인 사례를 별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기성 목사는 "교회가 진정 예수님의 몸임을 알면서도, 일반 목회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다 깨닫게 된 것이 있었다. 목회자와 교인들 모두 예수님께서 정말 자신 안에 거하신다는 것이 믿어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예수님과 자신이 포도나무와 가지처럼 한 몸이고, 주님이 자신 안에 거하신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으면, 교회가 예수님의 몸이요 예수님이 교회의 머리라는 고백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2011년에 '예수님을 담임목사로 모시자'고 선포한 것은, 그 해부터 전 교인들이 예수동행일기를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교인들과 함께 일기를 쓰면서 일년을 24시간 주님을 바라보며 살아 보았더니, '우리가 예수님의 임재하심을 믿고 실제로 주님과 동행하며 예수님이 주님이요 왕이신 삶을 살 수 있겠구나!' 믿어졌다. 물론 9년이 지난 지금도 이 훈련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교회 안의 영적 분위기는 너무나 놀랍게 예수님 중심이 되고 있다. 아니, 해가 가면 갈수록 이 일은 더 분명해지고 있다"며 "그래서 올해는 매일 예수동행일기를 쓰면서 주님과 동행하기를 힘쓰는 교인들로 구성된 '예수동행교회'를 분립 개척하기도 했다"고 했다.
유기성 목사는 "분명한 것은, 예수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목사와 교인이 아니라면 예수님이 주인인 교회는 결코 세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담임목사인 저 자신이다. 저부터 늘 주님을 바라보며 철저히 순종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장로와 교인들도 마찬가지로 항상 주님을 바라보며 살아야, 교회가 예수님의 교회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의 가정도 마찬가지다. '예수님이 우리 가정의 주인이시라'고 외친다고 가정이 예수님의 가정이 되는 것이 아니다"며 "가족들 모두 가정 안에 예수님의 임재하심이 믿어지고 항상 예수님을 바라볼 때, 예수님의 가정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