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란 피해자가 '이제 됐다, 그만 하라' 할 때까지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 2015년 광복절을 앞두고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무릎을 꿇었던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2009.9~2010.6)가 남긴 말이다. 그가 27일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를 찾아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예배'를 함께 드렸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제1회 3.1운동 UN/유네스코 평화대상' 국제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방한했고, 26일 국회서 열린 시상식 후 이날 아내와 함께 교회를 찾았다. 그의 아내는 기독교인이며, 그녀의 할아버지는 목사였다고 한다.
이날 설교 전 하토야마 전 총리를 소개한 소강석 목사는 "동북아 평화를 위해 한중일 동아시아 공동체론을 구상해 오신 분"이라며 "제국주의자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자이자 평화주의자"라고 했다.
이어 소 목사의 설교가 끝난 뒤 단에 오른 하토야마 전 총리는 무엇보다 최근 어려워진 한일 관계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 가슴이 아프다"며 "일본이 식민지 통치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괴로움을 주었다. 이것을 많은 일본인들이 알아야 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 관계에 우애가 필요하다"며 "많은 이들이 국가가 우선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사람이 목적이고 중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가 목적이 되고 사람이 수단이 될 때 국가주의적이고 자국중심주의가 나타난다"고 했다.
소강석 목사는 "일본은 역사를 반성하고 한국은 일본을 용서해 서로 같이 가면 좋겠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의 길을 가려고 하고 있다"며 "이러다간 모두 길 위에서 쓰러질 수 있다. 이번 예배를 계기로 한반도와 현해탄 사이에 평화의 다리가 놓였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후 소 목사와 하토야마 전 총리를 비롯해 그와 함께 교회를 방문한 김영진 장로(한일기독의원연맹), 황우여 전 국회의원 등이 손을 잡고 한일 간 화해와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