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성큼 찾아왔습니다. 겨울은 기다림의 계절입니다. 겨울이 오면 따뜻한 봄을 기다립니다. 겨울이 되면 어떤 동물은 동면(冬眠, hibernation)에 들어갑니다. 동면(冬眠)이란 추운 겨울을 지내는 동안, 동물이 활동을 중단하고 땅속에서 겨울을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자연의 리듬을 통해 모든 것을 다스리십니다. 그 리듬 중의 하나가 사계절입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라는 사계절은 하나님의 리듬입니다. 리듬은 적절한 흐름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리듬과 흐름을 잘 탈 줄 압니다. 리듬은 춤입니다. 우리는 리듬을 따라 노래하고, 리듬을 따라 춤을 춥니다. 노래 속에 쉼표가 있습니다. 춤을 출 때도 잠시 보이지 않는 쉼이 있습니다. 어느 순간 잠시 멈추고, 그다음 동작으로 넘어갑니다. 그 쉼, 그 기다림을 통해 아름다운 다이내믹을 만들어 냅니다. 인생 여정에서 우리는 겨울같이 기다려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기다림은 오래 참음입니다. 오래 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자체가 고통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오래 참음”이란 말을 “long-suffering”이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기다림은 인생의 소중한 리듬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리듬입니다. 우리는 늘 서두릅니다. 조급합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서두르고 조급한 마음을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조급함이 나쁜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반면에 기다림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어떤 물건은 순식간에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생명은 서서히 자랍니다. 아이는 서서히 자랍니다. 나무는 서서히 자랍니다. 또한 모든 생명은 어두움 속에서 자랍니다. 그래서 기다림이 힘듭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그 어두움은 희망을 위한 어두움입니다. 그 어두움 속에는 희망이라는 빛이 감추어져 있습니다.
어머니의 자궁 안에 있는 아이는 아주 깜깜한 어두움 속에서 자랍니다. 마치 모든 씨앗이 어두운 땅속에서 자라는 것과 같습니다. 어머니는 자궁 안에 잉태한 작은 씨앗을 서서히 키웁니다. 어머니는 위대합니다. 어머니의 위대함은 오래 참는 기다림에 있습니다. 어머니는 자녀를 잉태한 후에 인내와 사랑으로 기다립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기다리는 것입니다. 끝까지 견디는 것입니다. 바울은 사랑장에서 사랑을 정의할 때 “사랑은 오래 참고”(고전 13:4)로 시작해서, 사랑은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 13:7)고 결론을 맺습니다. 오래 참음과 견딤 후에는 놀라운 기쁨이 찾아옵니다. 그것이 사랑의 신비요 역설입니다.
누가복음 15장에서 예수님은 세 가지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잃어버린 양, 잃어버린 동전, 그리고 잃어버린 아들입니다. 그 비유에서 예수님은 잃어버린 양과 잃어버린 동전에 대해서는 찾으신다고 말씀하십니다(눅 15:4, 8). 하지만 잃어버린 아들, 집 떠나간 탕자를 위해서는 아버지가 기다리신다고 말씀합니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이 집을 떠난 날부터, 돌아오는 길목에 서서 아들을 기다립니다. 오래 기다리는 중에 어느 날 아들이 돌아옵니다. 거리가 먼데, 아들보다 아버지가 먼저 알아보고 탕자를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춥니다(눅 15:20).
아버지는 탕자를 기다리는 동안, 채찍이 아닌 용서를 준비하셨습니다. 새 옷과 새 신과 금가락지를 준비하셨습니다. 아들이 돌아오면 함께 축제하기 위해 살진 송아지를 키웠습니다. 탕자가 아버지 품에 돌아 왔을 때 그는 성숙해 있었습니다. 그를 성숙케 한 것은 고난이었습니다. 그는 실패를 통해 인생을 배웠습니다. 가난을 통해 아버지 집의 풍성함을 깨달았습니다. 외로움을 통해 아버지의 품이 얼마나 따뜻한가를 배웠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실패할 것을 알았습니다. 또한 아들이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것을 알았습니다. 실패를 통해 성장할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더욱 많이 배웁니다. 성공은 우리를 교만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에 실패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는 성공할 때 겸손하며, 실패할 때 좌절하지 않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맥아더 장군의 자녀를 위한 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되면 좋겠습니다.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의연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폭풍우 속에서 용감히 싸울 줄 알고 패자를 관용할 줄 알도록 가르쳐 주소서... 남을 정복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자녀를... 내게 주소서.”
기다림은 결코 낭비가 아닙니다. 기다림은 성장의 시간입니다. 기다림을 통해 우리는 자랍니다. 기다림을 통해 무르익습니다. 기다림을 통해 원숙해집니다. 기다리는 동안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십시오. 기다리는 동안 복된 미래를 준비하십시오. 기다리는 동안 기도하며 성스러운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우십시오. 기다리며 기도하는 성도님들 위에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