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드러내고 전할 수 없는 중동 지역에도,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족도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태권도 사범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유럽 왕실의 왕들을 "옛 썰(Yes, Sir.)!"하고 고개숙이게 하는 이도 태권도 사범이다. 지난 2000년 27회 시드니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로 태권도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매김 했으며, 미국에서는 태권도 연맹이 세워질 정도이다.

이러한 태권도를 통해 사람과 사회를 바꾸고 복음을 전하는 이가 있다. 아담하지만 다부진 체구는 태권도 사범(태권도 5단)이라 했을 때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최근 미드웨스트 대학(총장 제임스 송)에 태권도 선교학과라는 석사과정을 신설해 태권도 선교를 할 꿈나무들을 키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김성배 장로를 만나보았다.

"다들 김성배는 미국 가면 죽을 거라고 했지요."

30대 초반까지 한국에 있을 때는 어두운 세계에 몸 담았던 적이 있었다. 조직에 가담하면서 여기 저기에 얻은 상처도 아직 흉터로 남아있다. 31세가 되던 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아내와 두 아이들을 데리고 누님이 주신 20불만 달랑 손에 쥐고 도망 오듯이 미국에 왔다. 새로운 인생을 출발할 거라는 다짐을 가지고 온 미국행. 온 지 2주만에 일자리를 얻어 한 2년 열심히 일했더니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9살 때 부터 교회에는 다니긴 했지만 왔다 갔다 하는 신앙이었죠. 아내가 저를 위해 늘 기도했지만 저는 미국에 온 이후에도 여전히 방황하고 술 담배 다 했습니다."

미국에 온 이후에도 어쩌다가 조직에 휘말려들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2년 동안 고생해서 일구어 놓은 것들을 남김없이 거둬 가 김 장로는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친척집 이사를 도운 후 술을 한 잔 걸치고 혼자 남아 근처 뒷동산에 가 앉아 있었던 어느날, 그는 그 동안 살아왔던 세월을 생각하면서 '회개'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이렇게 살진 말아야지. 앞으로는 정신차리자.'고 생각하며 길을 나서던 순간 뒤에서 누가 잡는 느낌이 들었다. 나뭇가지인것 같아 뒤 돌아 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무서운 생각이 들어 도망가려는 순간 무엇인가가 더욱 세게 그를 잡아당겼다. 무서운 마음에 뒤를 돌아 보았는데, 빛도 그렇게 밝은 빛이 없었다. 막연히 '예수님이구나..'하고 생각하던 중 '네가 나를 아느냐'라는 음성이 들렸다.

그대로 김 장로는 바닥에 고꾸라졌다. '주여'를 부르짖으며 울며 불며 회개를 했다. 그날 밤을 꼬박 새고 새벽까지 회개 기도를 하느라 눈물 콧물 흙범벅이 되어있는 그를 그의 아내가 찾으러 왔다. "또 술이 떡이 되었군요. 당신 언제 정신차릴래요. 오늘이 주일인데.." 라고 말하는 아내의 음성도 잘 들리지 않았다. 눈물이 계속 흘러내려 운전조차 할 수 없어 아내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집에 오자 마자 샤워를 하는데 샤워기를 트는 순간 '네가 나를 믿느냐'라는 큰 음성을 듣게 되었다.

"네 주님. 당신을 믿습니다."

입술은 떨어지지 않고 계속 머뭇거리는 그를 샤워기의 물과 함께 누군가가 계속 때리는 것을 느꼈다.

그 때 부터였다. 33년간 살아왔던 인생을 회개하고 그의 인생은 새롭게 시작되었다. 약 100일간 매일 밤 1시에서 1시 30분 사이에 하나님은 그를 깨우셔서 환상을 보여주시고 그와 함께 하심을 나타내셨다. 피흘리시는 예수님을 보여주시면서 '너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이다.'라는 음성을 들려주시면 자다가도 '주여'라고 소리치며 벌떡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는 자연히 술과 담배도 끊게 되었다. 세상에 있을 때는 그렇게 좋던 것이 주님을 만나고 나니까 시시해졌다. 술, 담배는 입에 대기도 싫어졌다.

캔사스 지역에서 Two Brothers 라는 뷰티 서플라이 4개를 경영하면서 그는 그가 경험했던 어두운 세계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기 시작했다. 91년 캔사스 영락교회를 6명의 창림멤버와 함께 섬기기 시작한 후 94년 부터는 자비량으로 각종 행사를 열면서 지역 주민들을 섬겼다. 97년에는 그 동안 번 돈으로 아파트 건물 두 채(10개의 아파트)를 구입, 노숙자 및 알코올 중독자들을 위한 쉘터를 마련했다. 본격적인 지역사회 섬김 사역을 하기 위해 생명나무 선교회(현 새생활 선교회 이하 NCCC)를 발족, 새롭게 세운 미국인이 목회하는 3개의 교회와 함께 양로원, 노숙자 사역을 시작했다.

"7년 동안 자비량으로 사역을 하다 보니 경제적으로도 버거웠고 장로로서 교회를 더 잘 섬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동안 해왔던 선교회 활동을 접으려고 하던 중 권총강도 사고가 났습니다."

김 장로가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에 침입한 권총강도로 인해 김장로는 총알이 오른쪽 팔뚝을 관통하는 큰 부상을 당했다. 격투 끝에 범인을 잡아 경찰에 넘겼지만 김장로는 자꾸 그 범인이 눈에 밟혀 일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그 범인을 구하기 위해 시청과 법원을 방문, 재판때에 법정에 출두해서 판사에게 그를 용서해주라는 증언과 더불어 호소했으며 범인의 어머니와도 구제 방법을 찾으며 기도하던 중 결국 9년형을 선고 받은 범인의 형량을 1년 8개월로 줄일 수 있었다. 이후 김장로는 그를 주님께로 인도해 김 장로에게 총을 겨누었던 그 범인은 2003년 11월 30일 김장로와 함께 첫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이 사건이 하나님께서 저더러 선교관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생각되었습니다."

한 사람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깨닫게 된 김장로는 새생활 선교회 사역에 더욱 매진하게 된다. 그 간의 그의 사역과 더불어 권총강도 사건으로 지역 사회에 알려진 김 장로는 시 의원 및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태권도는 어른을 공경하는 정신이 있습니다. 예절과 법도가 있지요.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참을 줄 모르는 이들에게 태권도는 아주 좋은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태권도 사범증은 만국 패스포트로 통할 정도로 세계인들이 태권도를 좋아합니다."

우범지역에 가서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고민이 되었지만 태권도를 가지고 들어갔더니 모든 이들이 환영하고 좋아했다. 어린이 부터 청년들, 학부모들 모두가 다 좋아했다. 이 때 부터 김장로는 그들을 더 잘 섬기기 위해 상담학, 사회 복지학, 신학도 공부하기 시작해 현재는 미드웨스트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Mental Health Service(정신 건강 서비스) 자격증도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김장로는 그가 속한 캔사스 지역을 뛰어 넘어 세계를 섬기고 함께 일할 동역자를 키우기 위해 미드웨스트 대학에 태권도 선교학과를 세우게 되었다.

"제 비전을 듣고 제임스 송 총장(미드웨스트 대학)께서 흔쾌히 태권도 선교학과 신설을 허락하셨습니다."

한국에 가서 태권도 선교를 할 인재들을 뽑아오기 위해, 그리고 한국 국기원과 미국 태권도 연맹과의 협력관계를 만들기 위해 김장로는 요새 한국과 미국을 오가느라 바쁘다.

또한 자비량으로 모든 사역을 해 왔던 그에게 하나님께서 더 많은 이들을 섬기라고 새로운 사업체(Kowave USA)도 세우게 해 주셨다고 하는 김 장로. 스파이더맨 처럼 피사체에게 그물을 쏘아 잡아 매는 캐칭 넷(catching Net), 방탄 필름, 무선 통신기 등의 획기적인 특허품을 파는 업체의 미주 총판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그 동안 이런 쪽에는 전혀 관련도 없었는데, 새로운 사업을 주신 것이 아무래도 사역의 지경이 넓어지니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게 하시려고 하신 것 같습니다." 김 장로는 함께 사업과 하나님 사역에 동참할 일꾼을 찾고 있기도 하다.(913-909-0604)

캔사스 지역에서 태권도 선교를 시작했을 때 겪었던 어려움들, 그가 하는 사역을 이해하지 못해 잘 만나주지도 않던 시장, 카운티 쉐리프. 지금은 함께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꿈을 꾸는 동역자가 되었다. 얼마 전에는 만 스퀘어 피트에 달하는 센터의 장소를 어떤 부동산 업자가 무료로 임대 해 주기도 했다.

"이 모든게 정말 제 힘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이전의 저를 생각해 보면 정말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이죠. 끝까지 저를 믿어주고 저를 위해 묵묵히 기도해 주었던 아내, 그리고 저를 새 삶을 주시고 이 자리까지 오게 하신 주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복음을 마음 놓고 전할 수 없는 곳, 가까이 살지만 우리에겐 멀기만 한 도시 빈민들에게 태권도 선교를 통해 주님의 사랑을 전함으로 맺어질 아름다운 열매들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