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5대 사망원인 중 첫번째가 암이라고 한다. 암은 병 자체도 고통스럽지만 환자들을 사로잡는 것은 공포심, 두려움이다. 더 이상 살기 힘들다는 절망감, 내가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 하는 자책감,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마음이 병을 더 깊게 만든다. 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병과 치료법에 대한 정보와 더불어 같은 병을 이긴 사람들의 이야기다. 서북미 지역의 유일한 한인 암 협회인 '암을 이긴 사람들'은 한인들에게 암 예방 교육과 더불어 필요한 정보와 용기를 주고 있다.

지난 7월 비영리 단체로 새로 태어난 '암을 이긴 사람들'이 두번째 간증 집회를 가졌다.

시애틀 할러데이 인에서 개최된 간증 집회는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이날 모임에서는 임영 집사와 이봉자 권사가 간증을 전했으며 김재키 전도사가 찬양을 인도했다.

백혈병을 앓았던 임영 집사는 "처음에 병원에서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내가 그 당사자가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젊은 시절 미국으로 건너와 가수 생활을 하던 그녀는 정착 후 비즈니스를 하며 바쁘게 지냈다. 어느날 현기증으로 쓰러지면서 몸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된 임 집사는 백혈병 선고를 받았다.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입술을 깨물며 투병생활을 몇년 간 해오던 임 집사. 병원에서 외로움 가운데 성경과 찬송가를 붙들면서 깨달았던 것은 '삶의 중요성'이었다. '삶'에 대한 희망을 붙드니 약 때문에 내장이 다 상하고 고통스러워도 웃을 수 있었고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찾고 찬양할 수 있었다. 백혈병을 이겨낸 그녀는 이날 "하나님께 보답하는 삶을 살 것"이라고 모인 이들 앞에서 약속했다.

한편 15년 전 유방암에 걸렸다가 완치된 이봉자 권사는 완쾌 후 암환자들을 만나며 희망을 전한 간증을 들려줬다. 이 권사는 암 환자들을 만나면 "가장 연약한 마음을 가진 지금, 하나님께서 꼭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고 위로하고 키모 등 암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녀는 "고난은 내게 피하고만 싶었던 것이었다"며 "하지만 '암'이라는 고난을 거쳐 한 번 걸러진 내 삶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맛보지 못했던 삶의 소중한 순간들, 작은 행복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권사는 "요동치 않고 견딜 수 있게 지켜주신 하나님,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찬양으로 이어진 이 자리는 암환자들을 위해 치유기도 하는 시간으로 마무리됐다.

2002년 7월 유방암을 이긴 이은배 씨와 한혜숙, 이봉자 씨가 시작한 '암을 이긴 사람들'은 간증집과 매달 모임을 통해 한인 암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이들은 창립 5주년을 맞아 더 큰 봉사를 하고자 지난 달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로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